파리에 사는 39살의 극작가 빈센트 파우니어는 한 달에 22만원이나 되는 사용료를 내고 매달 40시간 정도 인터넷에 접속했었다. 얼마 전 그는 한 달에 7만원이면 무제한으로 접속할 수 있는 케이블 서비스에 가입했다.유럽에서는 통신시장 개방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텔레컴, 도이치 텔레컴, 브리티시 텔레컴과 같은 공기업들이 아직 대부분의 전화회선을 독점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이러한 독점기업들이 제공하는 고가의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해야 했었지만 최근 케이블사업자와 미국회사들이 유럽 인터넷시장에 합류, 거대 전화회사들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시장분석가 피터 브래드쇼는 “유럽 인터넷시장에서 이제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면서“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고객유치에 힘쓴다. 더 많은 고객확보는 광고나 전자상거래 같은 인터넷사업을 통한 이익창출의 기회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경쟁이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은 약간의 ‘승리’를 얻기도 한다. 영국의 경우 영국 텔레컴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면서도 인터넷 이용시 매분당 접속료를 받아왔으나 경쟁 때문에 무제한 사용에 50달러라는 가격제를 도입했다.
유럽에서는 통신료, ISP회사 가입료 등 인터넷이용 비용이 높은 편이다. 컨설팅회사 부즈알렌&해밀턴이 인터넷사용에 드는 비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달 40시간 인터넷 사용에 스페인 10만원, 독일 9만원, 프랑스 7만원, 영국 5만원이다. 미국은 4만원선이다. 블레어 영국총리는 지난주 “이런 비용체계가 유럽의 인터넷 발전 저해요인이다. 어느 나라와도 경쟁할 수 있는 인터넷 사용료로 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정리 = 박금자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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