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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최고보직은?

입력
200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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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최고 보직(BEST JOB)은 뭘까.야구팀의 에이스, 미식축구의 쿼터 백, 요트의 조타수. 천만의 말씀이다. 스포츠 전문주간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드의 칼럼리스트 프랑크 디포드는 무릎을 탁 칠만한 스포츠의 최고보직을 소개했다.

야구의 패전처리투수. 마운드에서 어떤 심리적 부담감도 없다. 형편없이 던지더라도 비난받을 일이 없고 행여 잘 던지기라도 하면 “그나마 중간계투가 제대로 던졌어”라는 칭찬을 받는다. 더 잘될 경우에는 셋업맨이나 마무리투수로까지 올라갈 수 있다.

미식축구의 후보쿼터백. 후보쿼터백의 몸값은 지금 수백만달러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사이드라인에 서서 어깨패드를 차고 강하고 핸섬하게만 보이면 된다. 설사 주전쿼터백이 다쳐서 경기에 나가더라도 누구도 후보쿼터백에게 일말의 기대를 걸지 않아 신경쓸 이유도 없다. 필드골 키커에게 공을 세워주기만 하면 되는데 골이 실패하더라도 비난은 필드골 키커가 얻게 된다. 훌륭한 후보쿼터백이 되려면 무엇보다 아주 튼튼한 쿼터백을 만나야 한다.

타이거 우즈의 캐디. 우즈처럼 심각하게 고민할 일도 없다. 좋은 날씨와 경치 좋은 컨트리클럽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점이다. 다만 무거운 캐디백을 들어야 하는 단점은 있다.

프로레슬링 매니저. 각본에 따라 난투극에 끼거나 미리 절단한 의자에 머리를 얻어맞는 위험성은 있지만 요란스런 복장과 잘 짜여진 각본이 흥미롭다.

특히 여자레슬러 매니저는 옷을 갈아입을 때도 항상 레슬러와 같이 있다는 점이다. 프랑코 디포드는 이밖에도 요트레이스에서 각 요트의 여분자리에 타는 사람(EXTRA PERSON)과 아이스 하키경기 중간에 빙판을 고르기 위해 잠보니를 모는 사람, 그리고 토너먼트 트로피를 주문하는 일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일인 NACC(미 대학농구) 콘퍼런스(지구) 커미셔너를 스포츠의 최고보직으로 꼽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드는 이 견해는 모두 저자의 책임하에 있다는 토를 달았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입력시간 2000/03/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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