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에 도전한다. 미프로농구(NBA)의 전설 윌트 체임벌린(당시 필라델피아 워리어스)은 1962년 3월2일 뉴욕 니커보커스전서 48분간 100점을 올렸다. 이후 체임벌린 자신은 물론이고 어느 누구도 그 기록에 감히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98∼99시즌 평균 100점 이상을 기록한 구단이 새크라멘토 킹스 한 팀에 그친 사실은 그의 위대성을 입증해준다.
당시 체임벌린은 슈팅기회를 63번 잡았고 36개를 성공시켰다. 46초마다 한 번씩 슛을 던진 셈이다. 상대가 하위권을 맴돌던 뉴욕인데다 체임벌린과 매치업을 이룰 주전센터 필 조든이 감기로 결장, 필라델피아는 체임벌린에게 볼을 집중시켰다. 뉴욕의 허술한 파울작전도 체임벌린에게 무더기 자유투를 헌납, 점수를 보태주었다.
이젠‘100점’은 커녕 ‘60점’도 힘겨워졌다. 올시즌 한 경기 최다득점은 샤킬 오닐(LA 레이커스)이 LA 클리퍼스전서 세운 61점. 94년 데이비드 로빈슨(샌안토니오 스퍼스)이 71점을 올린지 6년만이었다.
체임벌린은 60점을 32번 기록했지만 갈수록‘60점장벽’마저 높아지고 있다. 80∼90년대를 통틀어 한 경기서 60점이상 기록한 경우는 마이클 조던의 4번을 포함해 9번에 불과하다.
90년대는 그마저 절반에 그치고 있다. 국내에선 창원 LG 감독 이충희(당시 현대전자)가 87년 농구대잔치서 명지대를 상대로 64점을 기록한 게 한 경기 최다득점. 한국 프로농구는 97년시즌 용병 제이슨 윌리포드(당시 부산 기아)의 54점이 최고로 아직 60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신체능력의 극대화, 기술개발을 통한 한계극복이 일정수준 가능한 기록경기와는 달리 농구에서는 상대팀이란 변수가 있는 데다 개인플레이를 지양하는 특성 때문에 기록경신이 그만큼 힘들다.
75∼95년 NBA의 득점추이를 보면 매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공격속도를 늦춘 탓이다. 하지만 완급조절을 통해 실책이 줄고 공격의 효율성도 높아졌다. 공격력과 승률이 비례하지 않다 보니 기록과 승부의 공존이 어려울 뿐이지 기록향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60’은 승부와 기록을 모두 잡을 꿈의 스코어가 됐다. 하지만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은 난공불락인 체임벌린의 ‘100점’도 언젠가는 무너뜨릴 것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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