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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마음'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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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마음' 담배

입력
2000.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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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가 원산지인 담배는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 세계에 퍼진 기호품이다. 당시 원주민들은 콜럼버스 일행에게 각종 진귀한 선물을 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담배의 마른 잎 뭉치였다는 것이다. 담배가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 정설은 없으나 1610년을 전후해 일본에서 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봉(芝峰) 이수광이 1614년에 쓴 ‘지봉유설’에는 “담배 초명은 남령초라고도 하는데 근세 왜국에서 비로소 나오다”라고 적혀있다.■‘한마음’이라는 담배가 4월1일부터 남북에서 동시에 시판된다. 지난 98년 9월 한국담배인삼공사와 북한 광명성총회사 사이에 ‘남북한 담배협력사업 합의서’가 체결된 지 1년 반만의 성과다. 연간 1억갑(20억 개비)을 생산해 남한에서 8,000만갑, 북한에서 2,000만갑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담배합작사업은 북한의 용성담배공장을 이용하고 북한산 잎담배를 사용해 지금까지의 합작사업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한의 용성담배공장에 남한측의 궐련기와 포장지 등 제조설비가 제공되지만 북한의 기존설비를 활용한다. 또 99년산 북한의 잎담배 1,000톤을 반입해 남쪽에서 가공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자존심도 살리고 실리도 보는 합작형태인 것이다. 그동안 일부 기업에서 임가공으로 제품을 생산·반입한 사례는 있으나 같은 브랜드를 달고 남북한에서 동시 판매되는 것은 처음이다.

■김대중대통령은 9일‘베를린 선언’을 통해 지금까지 남북한간에는 정경분리 원칙에 의한 민간경협이 이루어져 왔으나 이제는 정부당국간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남북 정부 당국자간 직접 대화, 화해·협력, 이산가족 상봉 및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사 교환 등 4개항을 북한측에 제의했다. 남북간에 담배 한 개비를 나누어 피우는 마음이 서로 섞이고 자라나서 마음의 벽을 허물게 되고, 그로써 경협 확대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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