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초 본격 실시되는 ‘데이터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방송국에서 일방적으로 보내주는 프로그램만 봐야했던 시청자들이 직접 원하는 정보를 골라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른바 ‘대화형’서비스를 통해 TV가 ‘바보상자’에서 ‘똑똑한 가정 종합정보단말기’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데이터방송이란
‘고화질·다채널’로 대변되는 디지털 TV의 도입으로 가능해진 신개념의 서비스다. 쉽게 말해 기존 방송 프로그램을 디지털신호로 압축해 보냄으로써 남는 여유공간에 다양한 정보를 함께 실어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역사드라마 ‘왕과 비’를 시청하다가 지난 줄거리나 당시의 역사적 배경, 인수대비 등 특정 인물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알고 싶을 때 리모콘만 눌러주면 드라마 영상이 줄어들면서 한켠에 원하는 정보가 뜨게 된다.
이처럼 현재 방송중인 프로그램과 관련한 정보는 물론, 뉴스 날씨 교통 주식 등 각종 생활정보를 띄워볼 수 있고, 주식거래, 홈뱅킹, 전자메일 수신,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다. 또 드라마 촬영장소가 궁금할 때 바로 클릭해 지명과 교통편 등을 알아보고, 호텔이나 식당 예약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유사서비스와 어떻게 다른가
요즘 한창 각광받는 ‘인터넷방송’은 통신망을 통해 영상과 소리 위주의 인터넷 컨텐츠를 실시간 또는 주문형비디오(VOD)로 보내주는 것, ‘인터넷TV’(웹TV)는 인터넷에 접속할 때 TV에 연결된 ‘세톱박스’를 이용해 TV를 PC 모니터 대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방송은 인터넷 검색을 포함한 모든 정보가 방송전파로 보내진다는 점에서 통신망을 이용하는 인터넷방송이나 인터넷TV와 구별된다. 단, 초기에는 시청자가 방송국으로 보내는 정보는 전화선·인터넷 회선을 통해 전송된다.
기대효과 국내 인터넷 인구가 지난해 말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지만 중·장년층 상당수는 PC를 다루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반면 데이터방송은 가장 친숙한 매체인 TV를 통해 간단한 리모콘 조작만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인터넷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비자대상 전자상거래(B to C)에서 데이터방송이 가장 강력한 매체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데이터방송 서비스와 기기, 컨텐츠 등 관련 신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많은 벤처기업들이 데이터방송 장비와 컨텐츠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기존 방송사와 통신업체, 장비업체들도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등 활발히 준비하고 있다.
■향후 일정
우선 국내 표준방식이 결정돼야 한다. 현재 국제적으로 미국의 ‘ATSC’, 유럽의 ‘DVB’ 등 표준화단체들이 제각기 표준화를 추진중이다. 이미 디지털TV 방송을 시작한 미국 영국에서도 아직 데이터방송 본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표준방식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는 이에따라 올해안에 표준방식을 결정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테스트베드’(실험시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방송위원회 등과 협의해 관련 법·제도도 개선, 위성 방송은 본방송이 시작되는 내년 하반기중, 지상파 TV의 경우 2002년 초 데이터방송을 본격 도입해 ‘2002 월드컵대회’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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