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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기자의 영화산책] 인디영화속 톱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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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기자의 영화산책] 인디영화속 톱스타들

입력
200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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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규모가 적고 제작비가 적으니 배우도 작아 보이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나이도 먹고 인기의 절정도 지났으니 저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이따금 저예산이나 인디영화에 출연하는 안성기와 브루스 윌리스. 이유는 여러가지일 것이다.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 자신의 변화를 위해, 후배들에게 밀려나 더 이상 큰 작품에 나올 수 없어서. 브루스 윌리스가 ‘포룸’과 ‘펼프픽션’에 주연을 맡은 것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친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12 몽키스’(감독 테리 길리엄)는 자신의 단순한 연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노스바스의 추억’(감독 로버트 벤튼)에서 그가 조연을 자처한 것은 연기의 깊이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심리극 ‘식스 센스’와 코미디 ‘나인 야드’(11일 개봉). 이제 그가 선택하는 작은 작품은 완성도와 흥행에서 결코 작은 영화가 아니다. 미국의 인디영화 감독들은 이제 그를 몰라도 거리낌 없이 출연을 제의할 수 있고, 브루스 윌리스는 자신의 연기가 살아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출연료에 상관없이 기꺼이 받아들인다.

비교적 저예산영화에 안성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최근 개봉한 ‘구멍’과 ‘진실게임’(18일 개봉)에서 그는 잇따라 주연을 맡았다. ‘구멍’은 원작자인 소설가 최인호씨, 그와 오랫동안 작업했던 배창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김국형 감독과의 인간적 관계도 작용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출연료조차 제작비로 투자했다. 혼자서 거의 모든 것을 감당하다보니 역부족, 부자연스런 연기가 됐다.

그러나 중년남자의 의식의 흐름을 다루는 이 영화는 중년배우가 부재한, 설령 있다해도 작은 영화에 나오기보다 2억원이 넘는 출연료와 인기만을 생각하는 배우들의 풍토에서 안성기가 아니면 만들어지지도 못했을 것이다. ‘진실게임’은 그가 심리연기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자청했고, 냉정하고 이중적인 성격이 잘 드러났다.

그는 “우리 배우들이 너무 한쪽만 보고가는 것이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한석규가 ‘박하사탕’을 거절한 것도 이런 이유이다. 배우가 때론 인기와 돈을 포기할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영화도 다양하게 자라고, 배우도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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