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국제금융기구자문위원회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규모와 기능축소를 골자로 한 급진적 개혁안을 내놓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이 위원회는 8일 최종 보고서를 통해 IMF와 세계은행의 정책이 재원만 낭비하고 비효율적이라며 이들 기관의 전면적인 정책변화를 촉구했다.
위원회는 “IMF의 단기 경제위기 관리시스템은 지나친 비용에 비해 대처는 너무 느리며 정책조언은 종종 올바르지 않은 데다 경제정책 및 관행에 영향을 끼치려는 노력은 종종 심한 간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회는 미 의회가 IMF 개혁을 위해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때 카네기 멜런 대학의 앨런 멜처 교수를 위원장으로 제프리 삭스 교수등 11명의 경제학자들로 구성됐었다.
위원회는 “IMF의 활동은 단기적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회원국에 긴급자금을 대출해 주는 본래의 기능에 국한돼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IMF는 빈곤국들에 대한 장기 대출을 중단해야 하며 대신 세계은행 및 미국과 함께 해당 국가들의 IMF 부채를 탕감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멜처 위원장과 삭스 교수는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IMF는 여전히 세계경제 시스템의 필수 기관으로 남겠지만 그 모습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IMF는 개발도상국 정부 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하려 했던 그간의 관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원들중 3명은 이같은 개혁안에 반대, 보고서 서명을 거부하는 등 위원회 내부에서조차 반론이 만만찮다.
폴 크루그먼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서명을 거부한 위원들은 이같은 개혁안이 IMF의 결점을 고치려는 것이 아니라 밑바닥부터 파괴를 하려는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IMF 차관 120일내 상환, 1차례 상환연장 가능’이라는 개혁안을 태국의 금융위기에 적용하면 금융위기가 한창일때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라며 “이는 사실상 IMF의 비상 금융지원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 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차기 IMF 총재 선출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즉 미국은 IMF의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가장 의욕적으로 이끌 인물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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