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조장, 색깔론 등으로 선거판이 일찌감치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면서 각 당의 공식적인 ‘입’인 대변인단의 말 씀씀이도 급속도로 험악해지고 있다. 각종 자극적인 어법을 동원한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난무하는가 하면 욕설에 가까운 표현마저 등장한다.이 중에서도 충청패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중앙선대위원장을 공격하는 자민련의 독설은 절로 고개를 가로젓게 한다. “철없는 놈이 길거리의 약장수도 쓰지 않는 험담과 거짓말로 충청인을 속이려 하고 있다.” “망나니처럼 고향 어르신도 몰라보는 ‘DJ 정권의 똘마니’에게는 속지 않는다.”
(3월3일, 자민련 박경휘·朴坰煇부대변인)는 등의 말은 모두 이위원장을 겨냥한 가시돋친 말이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YS의 등에 업혀 ‘아버지’라고 부르다 이제 다시 DJ의 등에 업혀 ‘아버지’를 힐난하고 있다”(3월2일, 자민련 정창록·鄭昌祿부대변인)도 ‘대(對) 이인제’용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의 말할 처지가 아니다. “의자라고 생긴 것이 있으면 상여인지 꽃가마인지 구분도 않고 앉고 본다.”(3월8일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는 민주국민당 조 순(趙 淳)대표를 빗댄 말이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지역감정 조장 등에 대해선 “70대 노인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줄타기극”(3월7일, 한나라당 김영순·金榮順부대변인)이라는 험담이 나온다.
“민국당은 콩가루 정당이고 민주당은 천민당”도 한나라당의 ‘작품’이다. 민주당의 경우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에 대한 공격이 노골적이다. 홍위원장을 “15년동안 7번의 정치적 변심을 감행한 무지개 변신가”로 규정하고 “무지개가 섞이면 검은색이 되듯이 정치인의 무지개 변신은 흑색선전가를 만들었다.
”(3월3일, 민주당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고 폄하했다. “흑색선전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총재가 나서 ‘아니면 말고’하는 것이 한나라당 가풍”“이회창(李會昌)총재는 상도동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렸다.”는 표현은 모두 이총재를 깍아 내리는 표현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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