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보호운동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각국 환경·동물보호단체들은 세계적으로 대규모 간척과 개발로 갯벌과 하구 등 주요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철새들의 ‘수난’이 심각해지자 철새보호를 위한 네트워크를 활발히 꾸려가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도 가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운동은 본격화하고 있다.
전남 순천만에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가 100여마리씩 떼지어 날아드는 것을 계기로 최근 열린 ‘동북아시아 두루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미국 러시아 몽골 중국 일본 한국 등 6개국 조류전문가들은 각국의 보호운동 현황을 소개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두루미 보호를 호소했다.
국제두루미재단(IUCN) 짐 해리스씨는 “두루미는 국경을 넘나들며 이동하기 때문에 국가간 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며 “두루미가 오전에 논에서 먹이를 찾을 동안 농삿일을 자제하는 등 시간대별로 토지이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순천대 생물학과 박기영 교수는 “순천만을 두루미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평야처럼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94년 러시아와 철새보호협정을 체결한 이후 조류보호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에 속속 가입하고 있다. 96년 호주에서 열린 도요새네트워크에 동진강 하구 지역이 가입했고, 97년 중국에서 결성된 두루미네크워크에는 철원과 한강 하구 지역이 포함됐다. 작년 5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오리·기러기네트워크에는 천수만이 들어갔다. 특히 부산시는 철새도래지인 을숙도 일대를 핵심보전구역으로 지정, 2003년까지 국제 습지보전협약인 ‘람사(RAMSAR)’에 가입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철새도래지 인근 주민들이 농작물 피해 등으로 입는 손실을 국가가 보상해주는 제도를 2002년부터 실시할 방침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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