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슈퍼화요일’은 선거 투표방식에 인터넷을 처음으로 접목시킨 ‘전자 선거의 날’이기도 했다.수만명의 애리조나주 민주당 당원들은 이날 투표소에 가지 않고 가정이나 직장의 컴퓨터 앞에 앉아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했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 공직자 선거에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투표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표는 신속하고 쉽게 이뤄졌다. 유권자들은 선거서비스 인터넷 회사인 일렉션닷컴(Election.com)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ID번호, 생년월일, 주소 등을 입력해 신원을 확인한후 지지 후보의 이름에 클릭했다. 투표결과는 뉴욕의 일렉션 닷컴사가 추후에 집계해 민주당 선관위에 통보했다.
이날 인터넷 투표는 선택사항이었다. 민주당 애리조나주 위원회는 사전에 선거등록을 한 유권자 개개인에게 우편으로 ID 번호를 교부했다. 유권자들은 인터넷 투표 대신 직접 투표소에 가 투표용지에 기표하거나 투표소에 마련된 컴퓨터를 통해 투표를 할 수도 있었다.
온라인 투표는 정치적 무관심이 팽배한 젊은 세대의 투표참가를 늘려 전반적인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1996년 대선에서 18-24세의 젊은 층 그룹의 투표율은 45세 이상의 중장년층 64%의 절반수준인 32.2%에 그쳤다.
그러나 아직은 ‘불안한 출발’이다. 미 선거감시단은 온라인 투표가 선거부정이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높일뿐 아니라 해킹 사건이 일어나 선거 행위 자체를 와해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온라인투표가 인터넷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소수그룹으로부터 투표권을 박탈하는 역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비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선거는 직접민주주의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11월 실시되는 미 대선 본선에서는 텍사스주 등에서 부재자투표를 인터넷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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