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의 무질서한 몸짓은 정체성을 찾으려는 치열한 몸부림?’한 여대생이 테크노댄스에 대한 ‘철학적’분석을 시도, 눈길을 끌었다. 이화여대의 ‘이대학보’는 창간기념 논문공모에서 서유경(徐柔景·20·국문 2)씨의 ‘한국 테크노댄스 시선연구’를 당선작으로 선정, 6일자에 게재했다.
서씨는 이 논문에서 “‘도리도리춤’은 한국만의 유행”이라며 “율동중에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려 하지않는 동작은 우리나라 신세대 개인주의의 극명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춤이 주로 육체적 접촉이나 끊임없는 시선의 교환 등 ‘파트너와의 정서적 교감’을 중시해 온 반면, 테크노댄스는 타 존재와는 교류를 꺼리는 전형적인 ‘나홀로 춤’이라는 주장이다.
서씨는 이런 춤동작에는 ‘타인에 대한 불신’과 나만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신세대의 정서가 담겨있다고 부연했다. 테크노 마니아일 듯 싶은 서씨는 막상 한번도 나이트클럽에 가본 적 없이 뮤직비디오들만을 분석해 논문을 썼다고 했다.
서씨는 “지하철과 버스 속에서는 물론, 대화 중에도 서로 시선 맞추길 꺼리는 현대인의 이미지에서 착안했다”며 “자신을 감추려는 세태에서 벗어나 서로를 따스히 바라보는 시선이 되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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