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미대선 후보경선을 판가름할 7일‘수퍼화요일’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진영에 희비가 엇갈리고있다.대회전을 하루앞둔 6일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 진영에서는 “이제는 됐다”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경선에서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에 사실상의 완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정작 가상 본선대결에서는 공화당의 두 후보에게 줄곧 뒤지고 있던 고어가 드디어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지지도에서 동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고어 부통령의 측근참모들은“어부지리란 바로 이런 것”이라며 “이제 런닝메이트만 잘 고르면 본선 승리도 낙관할 만하다”고 섣부른 건배를 들었다.
NBC와 월 스트리트 저널이 3월 3일부터 5일까지 전국유권자를 상대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고어는 46%대 46%로 부시와 똑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이후 공화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10%포인트 내외의 열세를 보여왔던 고어가 비록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동률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고어 진영은 2월 이후 들어 부시 지지율은 정체를 기록한 반면 고어 지지율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오다 어깨를 나란히 한 점을 들어 조만간 역전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어 진영이 완승이 뻔한 수퍼화요일의 승부보다 본선대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반면 공화당의 부시와 존 맥케인 상원의원 진영은 초조함에 휩싸인 채 막판 총력전을 펼쳐 대조를 보였다. 두 후보는 이날 온종일 최대표밭인 캘리포니아주를 누볐다.
공화당의 경우 캘리포니아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부시가 종합 전적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고어 진영이 선거자금도 별로 축내지 않은 채 브래들리를 상대로‘워밍업’을 벌이고 있는 사이 부시는 맥케인과 혈전을 벌이는 바람에 엄청난 자금을 출혈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를 계기로 죽기살기식 상호비방전을 펴 각각 이미지에 커다란 상처를 입어야했다. 실제로 7,000만 달러이상의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아 엘리자베스 돌 여사 등 경쟁자의 기를 죽여놓았던 부시는 최근까지 하루평균 40만 달러씩을 쏟아부어 현재 수중에는 겨우 1,000만달러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7일 선거에서 맥케인이 뉴욕주 등에서 승리할 경우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이 없어 이전투구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 캠프에서는 예선전에서 진을 빼는 바람에 정작 본선에서는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던 1996년 대선이 재현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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