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아이들을 데려다 밥과 술을 사주고 노래방에서 놀고, 집에 갈 차비가 없다고 하면 돈을 조금 준 것뿐이다.”원조교제를 통해 만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6일 서울 동부경찰서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모(48·무직)씨의 ‘해명’이다. 영장 신청이 억울하다는 주장이나 경찰 조사결과 드러난 그의 ‘몹쓸 짓’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씨는 맛있는 것과 예쁜 옷 등으로 소녀들을 노래방이나 비디오방, 자신의 자취방 등으로 유인,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성폭행하고 2만∼7만원의 용돈을 건넸다. 이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이모(12)양 등 초등학생에서부터 여고생에 이르기까지 20여명을 농락했다. 그의 수첩에는 이들 말고도 여학생 수십명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아저씨가 자신을 K대 경영학과에 다니는 28세 된 휴학생이라며 맛있는 것을 사준다고 하길래 같이 놀자고 했어요. 나이가 쉰살이 거의 다 된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피해 학생들은 평소 굵은 뿔테안경에 체크무늬 남방, 배낭차림으로 다닌 이씨가 “부모가 갑부라 용돈은 넉넉하게 주고 스포츠카도 갖고 있다”는 거짓말에 하나같이 속았다.
경찰조사 결과 사기전과 11범인 이씨는 1995년부터 생활정보지에 부동산 매물 광고를 낸 사람들을 찾아가 남의 땅을 찍은 사진들을 보여 주며 마치 자신의 땅인 것처럼 속여 맞교환을 제의하는 수법으로 10여차례에 걸쳐 5억여원을 사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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