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의 최대승부 중 하나인 내주의 「슈퍼화요일」을 코앞에 두고 각 후보들의 말실수 등이 잇달아 선거가 엉뚱한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지난해 말 외국 지도자들의 이름을 제대로 못 대 자질론 시비를 낳았던 미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이번에는 캐나다 총리 이름을 몰라 또 망신을 당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부시는 지난주 미시간주 캔턴에서 유세를 마친뒤 한 TV 기자로부터 『장 푸틴 캐나다 총리가 당신을 21세기의 자유세계를 이끌 인물로 지지했다』는 말을 듣고 총리 이름이 틀린 줄도 모르고 『영광이다. 그의 강력한 지지 성명에 감사한다』면서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한 사람은 기자를 가장한 코미디언이었으며 미국인들이 캐나다에 얼마나 무지한지를 풍자하기 위해 캐나다 총리의 진짜 이름인 「장 크레티엥」 대신 「장 푸틴」이란 엉뚱한 이름을 사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면 그의 강력한 라이벌인 존 맥케인 상원의원은 「터놓고말하기 특급버스」라고 불리는 자신의 유세차량 이름에 걸맞게 직설적 화법을 구사했다가 사과하는 곤욕을 치뤘다.
맥케인은 지난달 28일 버지니아주 유세에서 보수적 단체인 기독교연합 창설자 팻 로버트슨 목사와 버지니아주의 기독교원리주의 교육기관인 리버티대학의 창설자인 제리 폴웰이 선량한 기독교인들을 근본주의의 악령에 빠뜨리고 있는 「사탄의 군대」나 다름없다고 쏘아부쳤다.
맥케인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거물급 종교 지도자들에게 대든 것은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부시 주지사를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비난함으로써 반목관계에 있는 진보적 기독교인과 가톨릭교도들의 적극적 지지를 기대했던 것.
그러나 진보적 기독교인등의 반사적 지지보다 보수적 기독교인들의 반발이 엄청나자 맥케인진영은 당황했다. 맥케인의원은 1일 기독교연합등에 대해 사과하고 나섰지만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한편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은 1996년 대선당시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과 관련, 곤경에 빠졌다. 미 연방 지방법원의 배심은 2일 당시 앨 고어 부통령이 참석한 한 불교행사에서 선거자금을 모금한 대만계 미국인 마리아 샤(48)에 대해 10만9,000달러를 불법 모금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과의 현격한 차이로 민주당 티켓 확보가 확실한 그에게는 정작 본 게임에서 「과거 문제」가 상당한 장애로 대두할 전망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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