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3회 납세자대회를 열고 「전국 예산감시 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환경정의시민연대, 녹색교통 등 전국 30개 시민단체도 이날 같은 취지의 「예산감시 네트워크」 출범식을 가졌다.한편 경실련은 이날 철도청, 한국수자원공사 등 건설교통부 산하 6개 기관이 각종 공사에서 잦은 설계변경으로 3조2,744억원이 낭비됐다는 등 「10대 예산낭비 사례」를 선정하고, 예산낭비 방지를 위해 힘써온 경기 수원시청 세정과장 권인택(權仁澤·48)씨에게 「납세자의 친구상」을 시상했다.
■ '납세자의 친구상' 수상
『문제의식을 가지면 예산절감 여지는 무궁무진합니다』
3일 납세자의 날을 맞아 경실련으로부터 예산절감 우수공직자로 선정돼 「납세자의 친구상」을 수상한 권인택(權仁澤·48) 수원시청 세정과장은 『시민은 세무정보에 밝아야 하며 공무원도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해야만 투명한 세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과장이 1996년 2월부터 98년 10월까지 수원시 교통행정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막아낸 예산 누수액은 무려 18억9,000만원. 「예산절감작전」의 시작은 96년 수원시내 이면도로 정비사업. 폭 6㎙이하 이면도로 297㎞를 정비하면서 외주를 줄 경우 26억원이나 소요되는 것을 현장조사 등 일부 과정에 직원 130여명을 동원, 작업토록 해 예산 12억5,000여만원을 절감했다.
권과장은 또 버스 정차공간인 버스베이(Bus Bay) 설치에 대한 주택공사와 수원시 간의 중복 예산투자를 막아냈다. 주택공사가 도로를 만든 뒤 수원시가 다시 이를 파헤쳐 버스베이를 설치하는 예산낭비를 미리 판단, 공사착수에 앞서 양측이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해 5억1,000여만원의 혈세를 아꼈다.
74년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 수원시청 교통행정과장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세정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수원시내 버스정류장 49곳을 지역특색을 갖춘 성곽모양으로 바꾼 뒤 광고를 유치해 지난 한해에만 6,000여만원의 세수를 올리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칼같은 성격과 업무처리 능력으로 부하 직원들로부터 「독일병정」이라 불리는 권과장은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이같은 성과는 불가능했다』고 직원들에게 공을 돌린 뒤 『앞으로는 시민들이 일말의 의심도 갖지 않게 투명한 세수 행정을 펼치겠다』며 초임 세정과장으로서의 다짐도 잊지 않았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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