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요금인하 조치로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오던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세력균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SK텔레콤과 후발 PCS 3사는 벌써부터 업계 최대 현안인 SK의 신세기통신 인수 문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권 확보 등을 놓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SK텔레콤 시장지배 강화 SK텔레콤은 이번 요금 인하로 연 매출액이 7,600억원, 순이익은 5,000억원가량 줄지만 장기적으로 20∼30%에 달했던 PCS와의 요금격차가 줄어 시장 지배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10∼20대 초반이 주류인 신규 가입자는 물론, 타사 기존 가입자도 적극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 정보통신부의 의견대로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추는 조건으로 승인해줄 경우 요금 인하는 고스란히 손실로 남게 된다. 그러나 공정위측은 인위적 점유율 제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다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이번 요금인하 조치가 여당의 강한 압력에 의해 이뤄진 만큼 사전에 신세기 인수와 관련한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한편 당초 3월중 결론날 것으로 예상됐던 공정위의 결정은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총선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CS업계 짝짓기 앞당겨질듯 PCS 3사는 SK텔레콤의 요금인하폭이 의외로 큰 데 대해 충격을 받고 있다. 덩달아 요금을 10% 정도 내릴 경우 각 사별로 2,000억원의 손실이 발생, 올해 첫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물건너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규가입자 유치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는 단말기 보조금을 대폭 낮출 수도 없는 처지여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각 사별로 2,500억∼3,3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가 요금 인하로 더욱 늘 경우 향후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 관련 투자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물밑에서 맴돌던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의 한솔엠닷컴 인수경쟁이 표면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PCS업체간 짝짓기는 IMT-2000 사업자 수가 결정되는 6월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요금 인하로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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