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부근에 남침용 새 땅굴이 있다는 주장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그때 그때 군 당국이 나서 사실이 아님을 해명했지만, 땅굴존재를 확신하는 일부의 입장도 만만치 않아 많은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정부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땅굴 의혹이 한점 오해없이 납득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서울방송(SBS)은 2일 저녁뉴스에서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 지하 40㎙ 지점에서 북한이 남침용으로 판 땅굴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이미 작년 10월에도 「남침땅굴 대책모임(대표 이범찬·李範贊)」이 갖가지 증빙자료를 내세워 땅굴존재 가능성을 제기(한국일보 10월21일자)한 바 있다. 하지만 관계기관이 조사한 바로는 땅굴로 보이는 이 지하굴은 지층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동공(洞空)으로 결론이 난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SBS가 땅굴 탐사용 내시경 카메라등 첨단장비를 동원, 굴내부를 촬영해 북한이 남침용으로 판 땅굴임이 확실하다는 주장을 했다. SBS는 이 땅굴이 발파등 인위적으로 절개된 듯한 흔적 등으로 보아 당국의 주장처럼 자연동굴이 아니라 남침용 땅굴임이 틀림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역은 서울에서 불과 60㎞정도 떨어졌고, 휴전선에서는 직선거리로 약 12㎞나 남쪽으로 내려온 지점이다. 만약 땅굴주장이 사실이라면 유사시 북한군이 서울 한복판까지 내려오는데 불과 한시간대 거리밖에 안된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즉각 SBS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재확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여러가지 분석자료를 들어 반론을 제기했지만 사람들은 「혹시나」 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합참은 문제의 굴이 땅굴이라면 폭파에 의한 균열과 경사를 유지해야 하는 갱도의 특성상 물이 3분의 2정도 차야 하는데 만수라는 점, 또 땅굴일 경우 폭파에 의해 갱도표면이 칼날처럼 예리해야 하나 방영된 화면은 그렇지 않다는 점, 시추공 카메라로 내부를 촬영한 결과 동굴내부가 빛의 반사작용으로 밝게 보인점 등을 들어 땅굴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금 우리내부는 선거철을 맞아 터무니없는 유언비어까지 난무하고 있다. 햇볕정책을 우려해 땅굴존재를 의도적으로 은폐한다느니, 심지어 간첩마저도 잡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정부가 이런 유언비어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펴야 한다. 아울러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집단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현명한 심판이 있어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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