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영남 지키기가 궤도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3일 대구서 1만5,000여명의 당원 및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필승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29일 공천자대회 이후 제일 먼저 열린 지역 총선 출정식이다. 이회창 총재, 홍사덕 선대위원장, 박근혜 부총재 등 지도부가 대거 내려오는 등 대회에 최대한 무게를 실었다.대구 대회는 두가지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 유일 야당임을 확실히 부각, 민국당의 주요 기반 중 한 곳인 TK 지역의 문을 튼튼히 걸어 잠그려는 게 첫번째. 부산에서 시작돼 경부선을 타고 북상할 조짐이 있는 민국당 바람을 미리 막으려는 뜻도 있다. 이총재는 대회 직전 열린 기자간담회서 『대구에서부터 시작, 당의 저력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희망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총재는 이날 지역 감정과 관련,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87년 대선때 김대통령이 들고 나왔던 「4자필승론」을 끄집어냈다. 이총재는 『영남권이 TK, PK로 나누어지고 충청권이 JP를 밀면 호남의 결집된 힘으로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고 주장했는 데 이것이 지역주의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총재는 또 『대통령이 된 뒤에도 편중 인사를 하는 등 어쨌든 국민에게 지역 갈등을 조장한 것이 사실』이라며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부총재도 『지역감정으로 가장 이익을 본 사람은 김대통령이고 가장 큰 피해자는 영호남의 선량한 국민들』이라며 『본인의 잘못을 남에게 덮어씌우는 행동은 국가 지도자로서의 기본적인 자격 조차 의심받게 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대구=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