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3월 들어 한국시장을 무서운 기세로 공략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2일 6,260억원의 순매수로 사상 두번째 기록을 세운데 이어 3일 8,183억원의 순매수로 사상 최고기록인 6,554억원(96년 4월1일)을 가볍게 갈아치웠다. 이틀사이 외국인들의 매수규모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순매수규모과 비슷하다. 기습적인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 배경은 무엇일까.■기습배경
반도체 가격상승이 촉발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2일 외국인 순매수에서 삼성전자(4,769억원) 현대전자(316억원)의 비중은 76%로 절대적.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15%이상 해외 주식예탁증서(DR)가격이 급등하면서 벌어진 원주와의 가격 차이가 외국인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3일의 상황은 이 틀에서 벗어난다. 2일 미국시장에서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고 삼성전자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온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유입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반도체 가격상승으로 한국시장이 부각된 상황에서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같은 숨은 호재가 받쳐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반도체 이외의 우량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된 것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투자동향
이틀사이 최고기록을 갈아치는 급등세였지만 외국인의 순매수는 올들어 꾸준히 확대일로를 걸어왔다. 올들어 외국인 순매수 자금은 4조원에 육박하고 외국인 매매비중도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됐다. 3일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올들어 3일까지 3조8,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 지난해 전체 순매수금액인 1조5,162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언제까지 갈까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수세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는게 일반론.
호전하고 있는 엔달러환율이 일본의 결산월이 3월임을 감안하면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무역수지가 흑자로 반전되는 등 외국인들이 중시하는 무역수지와 환율, 두개의 잣대가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향후 변수는 미국금리인상의 영향과 차익실현대가 얼마일까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해외 DR가격상승은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하락을 펀더멘틀 보다는 국내기관들의 급매물 출회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면서 『900-950대에서 차익실현을 하고 빠질 가능성이 있고 24일께 미국 추가금리인상이 단행될 때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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