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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들 '끼인세대' 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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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들 '끼인세대' 자조…

입력
2000.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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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3은 불운한 세대다』내년도 대학입시를 준비중인 고3생들은 2002학년도부터 상당히 달라지는 대입제도 탓에 「불운한 세대」를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끼인 세대」라 부르며 입시제도 변화의 피해자임을, 그리고 대책을 호소한다.

■재수생은 내리누르고, 고2는 쳐올라오고…

2일. 개학과 함께 대입 대장정에 들어간 서울 A고 3학년 2반 교실. 3학년 특유의 긴장감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이 긴장감 뒤에는 웬지 모를 불안과 불만이 감춰져 있다. 『우리는 완전히 샌드위치에요. 왔다갔다 하는 입시정책의 피해자인 셈이죠』 『올해는 재수생 형들한테 피해 보고 내년에 재수라도 하게 되면 재학생 후배들에게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어요』 이구동성이다.

불만은 학생들만이 아니다. 서울 시내 웬만한 고등학교에는 방학때부터 『입시제도가 바뀌는 바람에 이번 고3만 불리하다는데 사실이냐』 『구제책은 없느냐』 등 학부모들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하소연들은 무리도 아니다. 올해 들어 재수생이 대폭 늘어났다. 입시전문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수능의 성격상 1년을 더 공부하는 재수생들이 그만큼 유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의 고3은 이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반면 지금의 고3이 2002학년도 입시때 재수를 하면 이런 「재수생 프리미엄」은 사라진다. 특차모집이 없어지고 수능성적 반영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프리미엄은 커녕 피해를 본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재수생은 확대되는 고교장추천제에서 제외되는데다 학교생활기록부 표기방법과 내신성적 산출방식이 달라져 재학생에게만 유리하다』는 것이 이런 주장의 근거. 서울 J고 H(17)군은 『이때문에 올해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전한다.

■전문가 조언 『고3 불리하지만은 않다』

반면 입시 관계자들은 고3이 올해 입시에 실패해 재수를 해도 특별히 불리하거나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서울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최근 서울대가 2002학년도 입시에 수능의 영역별 점수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대학이 수능성적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2002학년도가 돼도 학생부 등 수능 이외의 전형요소를 비중있게 반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 관계자도 『고교장·교사추천제는 고교의 결정에 따라 재수생과 재학생에게 똑같은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며 『제도가 바뀐다고 재수생이 피해를 보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K고 진학담당교사는 『지금의 고3 학생부도 고2와 마찬가지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식 내신이 함께 표기돼 있기 때문에 재수를 해도 내신 평가방식 차이 때문에 피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3 학생들이 방과후 서울의 한 대입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안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 /조영호기자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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