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일자리를 찾아 여러 나라를 전전하는 이민 노동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세계화가 심화, 상품과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오히려 국가들간에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는 무역과 투자가 증가하더라도 빈국(貧國)들에서는 일자리는 충분히 늘어나지 않아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일자리를 찾으러 떠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여행과 통신 경비가 갈수록 저렴해지면서 이민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지고 있는 것도 노동 이민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일 발표한 「국경없는 노동자군-이민에 미치는 세계화의 영향」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1965년 전세계적으로 7,500만명이었던 이민노동자 수가 현재 1억3,000명에 이르고 있다』면서 21세기에는 노동 이민의 증가 추세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르너 센겐게르거 ILO 이민정책국장은 『노동 이민의 증가는 이민 규제의 완화 때문이 아니라 정보, 통신기술의 발달과 세계화로 파생된 국가간, 계층간 소득불균형의 심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97년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의 하루 임금은 0.28달러에 불과했지만 이웃 말레이시아의 일당은 2달러 이상이어서 인도네시아인들의 말레이시아 취업이 많았다.
세계화의 근간인 무역자유화는 일단 선진공업국들의 수출 증가와 후진국들의 실업률 상승을 초래,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의 노동 이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피터 스토커는 『세계화로 이민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이었으나 실제로 시장이 개방되자 개발도상국들은 자체 산업을 일으킬 여유도 없이 선진국 공산품의 공세에 노출돼 자국 노동력을 고용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처럼 외국인 노동인력이 대거 이동함에 따라 값싼 외국 노동자들에 밀려 오히려 선진국들의 실업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있다고 분석했다. 또 악덕기업들이 외국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인권침해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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