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전총리가 올 총선에 부출마, 자연스럽게 정계를 은퇴할 결심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9일 전했다.우선 75세의 고령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나카소네 야스히로(81) 전총리나 미야자와 기이치 (80) 대장성장관이 노익장을 과시하듯 일본 정계에서 70대는 결코 퇴물이 아니다.
다케시타 노보루 전총리처럼 거강에 ㅣ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나이는 이유가 되기 어렵다.
보다 분명한 이유는 그의 지역구인 오이타 1구의 복잡한 사정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인접 오이타 2구에서 사민당 후보가 승리하려면 최대 노조조직인 렌고는 물론 렌고와 밀착된 민주당의 지원이 불가결하다.
한편으로 오이타 1구에 후보를 내겠다는 민주당의 결의가 확고하다. 총선에서 민주당과 최대한 협력할 방침인 사민당으로서는 오이타 1·2구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무라야마 전총리의 결심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총리까지 지냈고 나이도 많은 자신이 물러남으로써 후배 정치인에게 길을 열어 주겠다는 살신성인의 결단이다. 사민당 지도부의 거듭된 만류나 비례구로 자리를 옮기는 방안도 아직 그의 결심을 흔들지는 못했다.
사민당의 이토 시게루(71) 부당수도 지난달 부인 간병에 전념하기 위한 불출마와 후계자 물색을 선언한 바 있다. 길을 비켜 줄때를 아는 노정객들의 아름다운 퇴장이다.
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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