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정보통신 윤석호사장「X2게임을 잡아라」
X2게임은 올들어 게임방의 접속률과 사용시간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화제의 국산 네트워크게임이다. 이 게임을 만든 주인공은 고구려정보통신(CCR)의 윤석호(26)사장.
게임애호가들 사이에 모르면 초보자 취급을 받을 만큼 널리 알려진 이 게임은 최근 경찰서에 신고가 들어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게임에 미쳐 집을 나간 초등학생 아들을 찾아달라는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CCR을 방문, 서버접속기록으로 16시간째 게임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가출소년의 소재를 파악해 찾아줬다. 이밖에도 이 업체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3일째 게임을 하다가 실직당한 직장인, 아내가 게임때문에 집에 안들어온다는 남편의 하소연 등이 수두룩하다.
윤사장은 이 게임의 인기비결을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홈페이지(www.x2game.com)에서 「포트리스2」를 비롯해 8가지 형태로 선보인 이 게임은 사용법을 따로 배울 필요없이 자판의 스페이스키만 누르면 될 만큼 간단하다. 그래서 110만명의 전체 회원 가운데 30%가 여성이다. 또 대화창이 나타나 게임을 하면서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윤사장과 CCR의 실력은 1996년 발표한 변형 브라우저인 「X2웹」에서부터 드러났다. 「X2웹」은 사용자가 접속하는 홈페이지 주소에 따라 기업의 로고나 상표, 상품 등으로 모양이 변하는 브라우저.
너무 앞서간 탓에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지난해 일본 소프트방크의 손정의회장이 250억원을 투자하면서 관심을 끌게 됐다. 손회장은 따로 20억원을 투자해 도쿄에 CCR저팬이라는 합작법인까지 설립할 만큼 X2웹에 애착을 보였다. X2웹은 제품 홈페이지(www.x2web.com)에서 무료로 전송받을 수 있으며 개발도구는 30만원에 별도 판매한다.
이같은 기술력 덕분에 이달중 가진 기업설명회에서 외국투자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끌며 미국의 캐피털,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으로부터 40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 여기에 한 술 더떠 세계적인 무선인터넷접속기술업체인 미국의 P사는 얼마전 1억달러에 회사를 통채로 사겠다는 제의를 했다. CCR이 가진 또 하나의 기술력인 무선인터넷접속기술 때문이다.
CCR은 신세기이동통신의 수주를 받아 각종 소프트웨어와 운영도구를 개발, 납품했으며 P사와 함께 최근 「왑(WAP)2000 포럼」을 개최할 만큼 무선인터넷접속분야에서도 선두업체로 꼽히고 있다.
윤사장은 95년 한양대 전산학과 재학시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모임인 삼성전자 소프트웨어멤버십 회원으로 함께 활동하던 친구 5명과 회사를 세웠다. 원래 그는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 합격할 만큼 음악에 소질과 관심이 있었으나 집안의 반대로 길을 바꿨다. 당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지금도 집에서 틈틈히 작곡을 한다.
신세대의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인터넷업체의 성공비결이라고 보는 그는 주로 애니메이션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최근 개발에 착수한 신형 인터넷검색기도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영감을 얻었다.
현재 직원은 90여명. 약 60명의 인력이 개발진이어서 별도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받았다. 지난해 매출은 22억원이었으며 올해는 1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스닥에는 올해말 등록할 계획이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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