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동북아시아의 중추 공항이 될 인천국제공항이 개항을 앞두고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개항이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고 외국항공사들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어 인천국제공항의 「비상(飛上)」에 차질이 우려된다.빨라야 내년 상반기중 개항 우선 인천국제공항 개항은 당초 예정(2001년 1월)보다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항공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신공항의 「중추 신경망」인 공항 종합운영시스템 구축에 허점을 보이고 있는데다, 국제항공사들이 시스템 오작동과 안전점검 등을 이유로 개항 연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당수 국내외 항공사들은 연기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항 입주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개항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에따라 인천국제공항 개항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중, 늦으면 하반기를 넘겨야 할 상황이다.
공정률 88% 여객터미널(15만평), 교통센터(7만5,000평), 관제탑과 종합정보센터, 활주로등이 들어서는 인천국제공항의 1월말 현재 전체 공정률은 88%. 인천국제공항공사는 6월말까지 거의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고 7∼12월 종합시운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10월부터 두달간 3-4차례 비행기를 실제 이·착륙시키는 항공운항 시험을 통해 종합운영시스템의 안전성과 오작동 여부를 점검키로 했다.
외국항공사 불신의 눈초리 그러나 세계 각국 항공사들의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측은 최근 『시운전을 통한 보완 점검기간이 너무 짧아 안전여부 등을 체크하기에는 미흡하다』며 4개월 정도는 개항을 연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레이더 등 시설물과 항공기 이착륙에 대한 운항안전 점검에 6-7개월, 시험운항시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4-5개월이상의 보완·점검기간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중 개항일정도 무리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국내 A항공사 한 관계자는 『개항일자와 사용료 등은 통상 1년전에 통보해줘야 공항라운지 스케줄과 사무실 설비 등에 대한 종합플랜을 짤 수 있다』면서 『개항일정이 불투명해지고 있어 많은 항공사들이 공항에 입주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항지연 사태를 초래하게 된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전신인 신공항건설공단이 한국공항공단과의 통합운영 등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은 데다, 무려 110차례에 달하는 잦은 설계 변경으로 공사기한이 길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김효준(金孝俊·59)운영준비단장은 『내년초 개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개항일정 조정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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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외길 접속로…사고땐 교통대란
인천국제공항을 향하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사태가 빚어질까.
인천국제공항 접근도로는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인천 중구 운서동∼경기 고양시 강매동 40.2㎞) 단 하나뿐이다. 현재 공정은 93%로 4월말께 연륙교 구간 작업이 마무리되면 공사 차량 등의 전구간 소통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정부가 고속도로와 함께 건설할 예정이던 철도, 제2연륙교가 착공일자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어 고속도로가 제기능을 못하면 「공항교통대란」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인천공항고속도로와 노선이 같은 전용철도는 아직 사업자도 선정되지 못해 2005년이후에나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2연륙교는 외자를 유치한다는 방침만 정해 놓고 있어 착공시기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따라 유일한 접근도로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겨울철에 결빙되거나 사고라도 날 경우 승객들이 비행기를 놓칠 수 밖에 없다.
고속도로의 비싼 통행료도 공항이용객들에게 큰 부담이다. 신공항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한 민간업체와 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불과 40.2㎞를 편도로 이용하는 데 6,000∼8,000원을 내야 하고 왕복으로는 1,5000원 내외에서 책정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안양∼일산(40.6㎞)구간의 편도기준 통행료 2,400원에 비해 배이상 비싼 것이다.
신공항고속도로㈜ 관계자는 『민자로 건설되고 있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사업비가 1조7,000억원이나 들어 통행료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통행료가 낮게 책정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는 서울쪽에서 진입할 경우 인천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고, 인천쪽에서 고속도로로 들어서면 공항쪽으로만 갈 수있도록 설계 돼 있어 인천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인천=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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