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가 한 여성 의원의 임신을 계기로 출산 휴가를 인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휴가중인 의원의 표결을 대신할 대리인 제도 도입과 국회내 탁아소 설치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국회가 남성 위주의 발상에서 벗어나 여성의 정계 진출을 위한 환경 정비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화제의 주인공은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35) 참의원. 스피드 스케이팅 및 사이클 선수로 올림픽에 7번이나 출장했으며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에서는 1,500㎙에서 동메달을 따내기도 한 만능 스포츠 우먼이다.
하시모토의원은 임신 8개월로 접어든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을 통해 『의원은 출산휴가가 없어 출산 직전까지 일하고 출산 1·2주후면 국회로 돌아와야 할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후 그의 사무실에는 『국회의원이 확실하게 산휴를 챙겨야 다른 일하는 여성들도 쉴 수 있다』는 여성계의 요청이 빗발침에 따라 참의원의 의원 산휴제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24일의 참의원 운영위원회 간사회의는 일반 기업과 같은 산전·후 유급휴가제의 도입 여부는 장기적으로 검토하되 우선 의원이 출산을 이유로 결석할 수 있도록 참의원 규칙을 개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의원 산휴를 실질적으로 공인하는 최초의 조치이다.
참의원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의원에도 파급, 17일의 의회제도협의회 간담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의원 산휴제도를 의제에 포함시켰다.
또 미야기(宮城) 현의회에서도 임신 5개월째인 여성의원이 산휴 제도의 도입과 산휴중의 대리투표제 도입을 제안하는 등 지방의회로도 급속히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회내 탁아소 설치나 대리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인 의견이 많아 실현 전망은 어둡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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