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제4당의 안팎에서 미묘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창당 주도 인사들의 기자회견에 주인공 2명이 빠졌다. 상임고문으로 추대된 이수성(李壽成)전총리와 김용환(金龍煥)한국신당 집행위의장이 나름의 이유로 불참한 것.측근들이 전하는 이전총리의 불참사유는 와병. 한 측근은 『이전총리가 어제밤부터 고열 독감으로 몸져누웠다』면서 『이전총리의 정치재개와 신당참여는 불변』이라고 못박았지만 모임의 비중을 생각하면 석연찮은 대목. 김용환의장의 불참에 대해 조 순(趙 淳)대표최고위원은 『김의장이 당이 있는 만큼 당직자 및 공천자들과 사전조율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해 왔다』고 설명하며 결국 같은 배를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김의장은 『며칠 더 시간을 두고 정관(靜觀)하겠다』면서 『이달내로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의장은 이날 오후에 열린 성북을 지구당대회에선 『150개 지구당을 만들겠다』면서 홀로서기를 강하게 시사했다. 측근들은 『3김청산을 주장해 온 김의장은 제4당이 영남당, 특히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후광아래 있는 당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의장의 유보적 자세를 두고 일각에선 제4당과 한국신당의 당대당 통합을 위한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전대통령의 측근인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신당합류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이를 취소했다. 그는 이날 아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상도동 방문을 이유로 들었다. 『이총재가 왔다가자마자 신당합류를 선언하면 뒤통수를 치는 격밖에 더 되느냐』는 것이다. 그는 『신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인한 뒤 참여여부를 결정짓겠다』고 관망세로 돌아서 상도동의 「침묵정치」를 한몫 거들었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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