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식 상팔자」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피붙이를 가지려는 욕구가 강한 민족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불임으로 고통받는 여성이 10명 중 1명꼴로 흔한 게 현실이다. 불임이란 결혼 후 피임을 하지 않고 1년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했는 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한방에선 불임의 원인을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눠 치료한다. 즉 선천적·후천적 요인으로 신장 기능이 허약한 경우(腎虛·신허), 심리적 갈등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간의 이상(肝氣鬱結·간기울결), 기가 소통되지 못해 몸이 잘 붓고 비만한 경우(痰濕·담습), 호르몬이나 피가 부족한 경우(血虛·혈허), 양기부족이나 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자궁이 냉한 경우(子宮寒·자궁한) 등이다.
불임환자들은 대부분 손발이 찬 말초순환장애나 아랫배가 차고 위로만 열이 올라오는 한열(寒熱)의 불균형 상태가 동반된 경우가 많다. 최근엔 턱관절장애로 인한 두통, 어지러움, 어깨결림 등의 증상이 뇌하수체에 영향을 미쳐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치료는 환자의 체질과 불임 원인에 따라 음양의 조화, 한열의 균형을 맞춰줌으로써 임신이 가능한 건강한 몸이 되도록 도와준다. 그동안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조기폐경 환자도 한방요법으로 임신이 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양쪽 나팔관이 모두 막힌 경우엔 시험관 시술이 불가피하다.
시험관 시술도 몸이 건강한 상태라야 성공률이 높다. 따라서 시술 전에 한방치료를 받거나 시술 도중 착상을 도와주고 조기 유산을 예방하는 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불임은 운명이나 팔자로 돌릴 문제가 결코 아니다. 평소 월경에 문제가 있거나 여러 가지 여성질환을 갖고 있다면 미리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불임을 막을 수 있다.
/강명자·꽃마을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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