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6월12일 사건발생, 1심 사형, 2심 무죄, 대법원 유죄취지 파기환송」 막바지로 치닫고있는 치과의사 모녀살해 사건에서 이도행(李都行·39·외과의사)피고인의 변호인단이 24일 모의화재실험을 실시했다.서울시립대 교수, 소방전문가와 취재진 등 50여명이 주시한 가운데 경기 용인시 소방학교에서 열린 실험에서는 사건현장인 이씨집 안방을 재현한 모델하우스에 불을 붙여 자연진화할 때까지의 과정이 4대의 비디오카메라와 각종 계측장비에 담겨졌다.
변호인단이 2,000여만원을 들여 실시한 이날 실험의 목적은 이씨의 알리바이 입증. 검찰은 이씨가 부인과 딸을 살해한뒤 사망시간 추정에 혼선을 주기위해 장롱에 불을 지르고 방문을 밀폐한 「지연(遲延)화재」를 냈다고 주장해왔다. 이씨가 불지른 시간이 아파트경비원이 연기를 발견한 오전9시10분보다 2시간10분-2시간30분 이른 오전6시40분-7시께라는 것이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이씨가 출근한 오전7시 이후에 발화했다고 반박해왔다. 어쨌든 이날 실험에서 불은 단 6분만에 졌고, 외부로 새어나온 연기도 20분만에 그쳤다.
실험을 계획한 김형태(金亨泰)변호사는 『대법원도 「지연화재에 대한 심리가 미진하다」고 판결했었다』며 『실험결과가 무죄의 결정적 증거』라고 말했다.
24일 모의화재실험에서 변호인측이 사건당시와 같은 조건을 만들어 놓고 불을 붙이고 있다. /김재현기자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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