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들의 연봉변천사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9년주기로 전인미답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탄생했다는 것이다.1982년 프로야구출범 당시 최고연봉은 2,400만원이었다. 서울에서 30평형대 아파트 한 채를 살만한 거금이었다. 박철순(당시 OB)이 유일하게 2,400만원을 받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연봉산출의 근거였다. 81년 한국화장품선수로 뛰던 김봉연(전 해태)의 1년간 총급여는 480만원.
프로선수는 정년을 보장할 수 없는 특수한 신분임을 감안, 김봉연의 연봉을 기준으로 삼았다. 10년치를 1년에 벌 수 있도록 하자는 계산아래 계약금 2,000만원 연봉 2,400만원을 특급선수대우기준으로 책정했다. 6개구단 통틀어 박철순이 유일무이한 수혜자였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91년. 프로야구에 최초의 억대연봉선수가 탄생했다. 국보급투수라는 선동렬이 1억500만원에 연봉을 재계약, 억대연봉시대를 열었다.웬만한 월급쟁이 사장 부럽지 않은 큰 돈이었다.
당시 프로야구선수들의 평균연봉이 1,571만원이었던것과 비교하면 선동렬의 연봉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수 있다. 96년 1억원대 연봉선수가 무려 7명이나 탄생하며 프로야구에 본격적인 억대시대가 열렸고 97, 98년에 14명으로 늘더니 지난 시즌에는 19명의 선수가 억대 봉급쟁이가 됐다.
선동렬이 최초로 억대연봉을 받은지 9년만인 2000년도는 프로야구 연봉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은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주인공은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지난해 최고연봉(1억5,400만원)의 두 배 가까운 3억원이 이승엽의 연봉이다. 통상 프로야구선수들은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로 나눠 월급을 받는다. 이승엽은 월급쟁이들의 1년치 연봉을 한달에 한 번씩 받게 된 셈이다.
9년후인 2009년에는 수십억원대 연봉선수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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