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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까지 '총선 몸살'

입력
2000.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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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총선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는 4·13 총선을 앞두고 3월 새 학기부터 초·중·고교 학교별로 조합원교사들이 「민주주의와 선거」를 주제로 한 공동수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앞서 대구지부는 14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총선 수업」방침을 결의하고, 학습자료와 공동수업지도안까지 마련중이다.전교조 전북지부도 18일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며 동참키로 했다』면서 대구지부와 같은 방식으로 총선공동수업을 하기로 했다.

전교조의 이같은 계획은 그동안 간접적인 「정치활동」을 해온 것과 달리, 학교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상대로 정치교육을 실시하는 것이어서 위법성 시비가 제기되고 있다. 또 교육부는 전교조 방침이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육기본법과 교원노조법을 정면 위배하는 것으로 간주, 새학기 개학과 함께 학교현장에서 수업을 강행하려는 전교조 교사와 이를 저지하려는 교장, 교감 및 학부모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교조는 이달말까지 총선시민연대,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협조를 얻어 「국회의원은 어떤 인물이 돼야 하나」 「부정선거와 낙천·낙선운동이란 무엇인가」 「선거의 의미」 「지역감정은 왜 생겨났나」 「민주주의의 바른 뜻」 등의 내용을 예화식, 문답식, 훈화식으로 공동수업자료집을 만들 계획이다. 더욱이 전교조 교사들은 일반 교과 수업시간중 적정한 시간을 확보, 학생참여를 유도하면서 수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교조 이경희(李京喜)대변인은 이와관련,『총선공동수업은 특정후보를 거명하는 식이 아니라 시민의식 함양 차원에서 하는 수업이므로 정치활동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의 교장들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교사들을 설득, 정치관련 수업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전풍자(田豊子) 이사장도 사견을 전제로 『전교조에서 총선 관련 수업을 밀어붙이면 쓸 데 없는 마찰과 갈등이 교육현장 전체로 번질 것』이라며 『우선 학교운영위원회에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은 뒤 사회과 등 선거 관련 내용이 있는 과목에 한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사실상 묵인해 왔다』며 『그러나 총선수업은 명백히 위법인 만큼 최대한 설득한 뒤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원노동조합도 오는 25∼26일 여교사대의원대회때 각 당 정책입안 관계자들을 초청, 교육 관련 정책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내부적으로 지지후보를 선정하는 등 총선 관련 「합법」운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국교총도 최근 「제16대 총선 활동 대책위원회」를 열고 지지정당과 후보를 내부적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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