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약시, 학교 부적응 미리미리 주의를..열흘 뒤면 가정과 유치원에서 즐겁게 뛰놀던 개구쟁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 맘 때면 부모들은 기쁨에 앞서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은 제대로 할까」,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 자녀 건강과 관련, 취학전에 점검해야 할 사항을 알아본다.
■등교 거부·왕따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한 문제는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등교거부증. 얼핏 학교를 싫어하기 때문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는 엄마와 떨어지는 게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린이는 유치원에 다닐 때도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했던 전과(?)가 있는 경우가 많다.
등교거부증을 막으려면 처음엔 같이 등교해 교실과 운동장을 둘러보고 격려해 주는 등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학용품을 살 때도 같이 가서 자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등 학교에 가는 게 자랑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게 교우관계일 것이다. 실제로 공부하기 싫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기 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어린이가 더 많다. 대개 표현력이 떨어지는 어린이, 자기 중심적이어서 양보할줄 모르는 어린이, 눈치가 없거나 대인관계에서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이가 왕따를 당하기 쉽다. 이 때는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와 함께 놀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등 자녀의 사회성을 키워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력 검사
취학을 앞둔 어린이는 반드시 안과에 들러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게 좋다. 이 무렵 많이 생기는 약시와 사시(사팔뜨기)는 조기 치료해야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약시는 눈 자체에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시력이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아이들은 서서히 시력이 발달해 만 5-7세면 어른과 같은 시력을 갖게 된다. 그런데 시력이 발달해야 할 나이에 사시나 근시, 난시 등에 의해 적절한 시자극을 받지 못하면 약시가 되기 쉽다. 약시는 조기 발견하면 정상 시력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10세 이후에 치료를 시작하면 완전 회복이 어렵다.
사시는 두 눈의 정렬이 바르지 않은 상태. 한 눈은 보고자 하는 대상을 주시하고 있으나, 반대 눈은 다른 방향을 쳐다보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어린이가 자라면 사시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신생아 때는 눈의 움직임이 불안정해 사시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생후 100일 정도면 대개 정상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 시기가 지나도 눈 모양이 이상하면 안과의사에게 보여야 한다. 사시를 오래 방치하면 돌아가 있는 눈을 사용하지 못해 약시에 빠질 위험성이 크다.
■치아 관리
취학기는 입안에 젖니와 몇 개의 영구치가 공존하는 시기. 어금니와 윗턱의 송곳니가 영구치로 교환되려면 아직 여러 해가 남았기 때문에 반드시 충치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대개 만 6세경이면 맨 안쪽에 영구치 어금니가 나온다. 이 어금니의 씹는 면은 좁고 깊은 골짜기 모양의 구조물이어서 칫솔질로는 잘 청소되지 않는다.
이 때 플라스틱 계통의 물질로 어금니의 패인 곳을 막아주는 치료(치면열구전색)를 하면 충치를 65-90% 가량 예방할 수 있다. 불소를 이용한 충치 예방법도 있다. 6개월 간격으로 치아 표면에 불소 겔을 발라줘도 충치가 40-70% 정도 예방된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불소를 한 번 발라주고 이후 방학 때마다 불소도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 전성일 상계백병원 정신과 교수, 나태윤 일산백병원 안과 교수, 선예경 일산백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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