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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개그프로 평정한 '숨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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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개그프로 평정한 '숨은 손'

입력
200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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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박중민PD지난달 초 KBS2 「개그콘서트」가 저녁 9시에서 7시로 방영시간을 바꾼 것은 토요일 오후 시청률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작은 사건이었다. 9시대 방송되던 MBC, KBS뉴스와 SBS 「왕룽의 대지」는 시청률이 상승하는 이득을 맛본 반면 7시 시간대에 방송되던 프로는 쓴 맛을 다셔야 했다.

시간대 변경은 성공적이었다. 개그 프로그램의 큰 흐름을 바꿔놓은 「개그 콘서트」. 출연자들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고, 심지어 간간히 얼굴을 내민 조연출 서수민 PD까지 튀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의 탄생에서 지금까지 모든 과정을 조율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따로 있다.

「개그 콘서트」의 선장, 박중민 PD(39). 김미화의 제의로 이 프로를 기획하고, 지난해 7월 시험용 프로그램으로 첫 무대에 올릴 때만 해도 시청률 15%만 넘어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25%대의 시청률. 오히려 너무 화끈 치솟아 걱정이다. 서서히 달아오른 열기가 오래가는 법이련만.

행복한 고민 같지만 박 PD는 『정말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의 기대수준은 잔뜩 높아졌다. 신선했던 무대가 이제 식상해지기 시작한다는 말도 들려온다. 지난해 최고의 오락프로그램을 탄생시키고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선장은 여전히 외롭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 하루하루 혀가 바짝 타들어간다. 설날특집으로 「신 봉숭아 학당」을 꾸며봤고, 가축을 의인화한 코너도 새롭게 시도했다. 늘 참신하지 않으면 언제든 외면당하는 것이 코미디프로라는 사실을 박 PD는 잘 알고 있다.

사실, 코미디 프로는 PD들에게 매력적인 장르가 아니다. 욕만 듣지 않으면 성공. 툭하면 『유치하다. 저질이다』라는 화살이 날아온다. 시청자들은 풍자를 기대하지만, 자신이 풍자의 대상이 되면 못 견딘다. 그래서 코미디 프로만큼 소재 제약이 많은 장르도 없다.

1987년 입사해 94년 KBS2 「폭소대작전」으로 첫 연출을 맡은 박 PD는 「웃음은 행복을 싣고」 「코미디 세상만사」 등을 맡으며 그렇게 고단한 코미디 프로와 인연을 맺어왔다. 그 속에서 느꼈던 보람은 단 한가지다. 출연 연기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프로그램이 성공해도 사실 PD에게 돌아오는 물질적인 수혜는 없다. 자신이 키운 연기자들이 스타로 커가는 모습에서 오는 뿌듯함이 힘든 연출생활을 지탱시켜 준다. 94년 무명이었던 조혜련이 「폭소대작전」으로 스타가 되는 모습을 지켜 봤을 때처럼, 박PD는 『심현섭 김영철 김지혜 김대희 김준호 등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연출생활의 가장 큰 행복이다』고 말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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