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팩스는 물론 이동전화, 인터넷, 전자우편까지 도청하는 세계적 감청망 「에셜론」(Echelon)을 성토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첫 국제회의가 23일 열린다.유럽의회가 주최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유럽연합(EU) 시민자유위원회가 회원국들을 저버린 채 미국의 첩보 수집활동에 협조해온 영국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냉전시절 옛 소련과 공산국가들의 군사및 외교정보 수집을 위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등 앵글로색슨계 국가들이 만든 에셜론은 이제는 위성, 레이더, 정찰기, 군함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세계 각국의 주요 상업정보까지 빼내 자국에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미 국가안보국(NSA)은 1990년 인도네시아와 일본 통신업체 NEC간의 통신거래 협상 내용을 몰래 입수, 인도네시아 정부를 압박해 미국의 AT&T사가 이 계약을 따내도록 했다. 또 지난해에는 브라질 관리와 프랑스 톰슨-CSF측의 전화 내용을 엿들어 미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이 계약 건을 딸 수 있도록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방부의 전략문제대표단(DAS)는 19일 보고서에서 미 NSA가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협력, MS 윈도우가 설치된 컴퓨터의 자료를 몰래 빼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MS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에셜론처럼 전세계를 대상으로 감청하는 것은 아니지만 옛 소련 KGB의 후신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도 러시아를 통하는 인터넷 정보들을 감청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인권운동가들은 FSB가 이미 러시아내 350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버컴퓨터에 감청장치를 설치했다면서 감청된 정보들이 협박이나 산업스파이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인터넷 전문가들은 FSB가 1998년부터 인터넷 감청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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