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나선 앨 고어 부통령과 뉴욕주 상원의원에 출마한 영부인 힐러리 클린턴여사가 20일 첫 합동 유세를 가져 시선을 붙잡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퍼스트 레이디와 넘버 투(2)」의 결합은 시너지 효과보다는 역효과가 우려됐다는 지적이다.고어 부통령과 힐러리 여사의 합동 선거운동은 뉴욕주 주도 올버니의 흑인 교회인 「윌번 템플」에서 수백명의 신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두사람은 이날 3시간 동안 진행된 유세 내내 상대방을 치켜 세우는데 열을 올렸다.
고어 부통령은 먼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설교하기도 했던 연단에 올라 『가족에 대한 열정과 봉사를 보여준 훌륭한 친구와 함께 있게 된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다』면서 힐러리를 극찬했다. 이에 대해 힐러리도『지성과 경륜을 갖춘 고어보다 우리를 잘 이끌어갈 인물은 없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연설중 빌 클린턴 대통령의 이름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도움과 손해를 한꺼번에 줄 수 있는 「양날의 칼」인 때문이다.
정작 합동 선거운동도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란 게 현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뉴욕주민에게 파고들어야 할 힐러리는 클린턴_ 고어 정부와는 독립된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야 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고어는 다음달 7일 뉴욕주 예비선거를 위해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지지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전략상 힐러리와 너무 가까이한 것은 이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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