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극우 연정 출범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25만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가 19일 오후 빈에서 벌어졌다. 또 프랑스 영국 벨기에 스웨덴 등 유럽 각국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연대시위를 벌였다.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극우 연정에 반대하는 오스트리아인들은 호루라기를 불고 반나치구호를 외치며 빈 도심의 4개 지점에 집결, 「헬덴플라츠」(영웅광장)를 향해 가두행진을 했다. 헬덴플라츠는 1938년 나치 독일의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했을 때 오스트리아인들이 히틀러 환영행사를 했던 곳이다.
시위 군중들은 연정을 이끌고 있는 인민당의 볼프강 쉬셀 총리와 외르크 하이더 자유당 당수를 규탄하며 사임을 촉구했다. 시위 조직위측은 시위군중이 25만명에 이르렀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15만명으로 집계했다.
이날 시위에는 오스트리아와 유럽의 저명한 예술가들과 인권활동가들이 참가, 극우 연정을 규탄했다. 프랑스 화가인 앙리_사뮈엘 프리만은 『인종차별주의 및 외국인 혐오주의에 반대하기 위해 파리에서 왔다』면서 『연정이 유지되는 한 여기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인종차별단체 대표인 포드 실라는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형제애와 관용으로 유럽 여러 도시에서 손을 맞잡았다』고 말했다.
하이더 자유당 당수는 이날 시위에 대해 『거리의 힘을 이용하려는 좌파의 선동정치』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하이더는 이날 저녁 빈 요제프슈타트 거리의 이탈리아 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다가 『외국인은 남고 하이더는 떠나라』고 외치는 시위대가 몰려오는 바람에 경찰의 보호를 받아 피신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날 시위는 지난 10월 선거에서 패배한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정치적인 지원을 처음으로 받아 이뤄졌다.
이날 파리에서는 9,000여명이 모여 오스트리아 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런던에서는 오스트리아 대사관 앞에서 시위대들이 오스트리아 관광 중단을 촉구했다.
오슬로 베오그라드 프라하 등에서도 오스트리아 대사관앞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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