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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창업 '우먼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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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창업 '우먼파워'

입력
2000.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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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에서 주부까지」 여성들의 벤처기업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중소기업청이 20일 발표한 한국벤처기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 1월말까지 등록한 벤처기업 5,000여개 중 여성 경영자가 운영하는 벤처기업이 152개로 여성벤처 비중이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이는 98년말 14개(2.5%)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최근에 창업한 여성벤처들은 기존 인터넷이나 정보통신 위주에서 탈피해 제조업이나 서비스, 의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메디슨 빌딩에 자리잡은 웹카드 서비스업체 인터카드넷(www.cardkorea.com)은 여대생 창업의 대표적 사례. 이화여대 전자공학과에 재학중인 김경진·박지영(24)씨가 동료 대학생들과 함께 올 1월 법인으로 전환한 이 회사는 기존 업체와는 달리 메시지와 그림, 동영상 카드를 별도 프로그램을 깔지 않고도 인터넷에서 한글로 읽을 수 있는 신기술을 자랑한다. 회원 수가 17만명을 넘어섰고 SK상사 홈쇼핑과 베니건스 등의 카드서비스도 해준다. 김씨는 『올해 안에 중국과 일본에 지사를 세워 세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에서 벤처기업가로 뛰어든 경우도 많다. 경기 양주에 공장을 가진 도도가구의 길준경(40)사장은 어린이용 가구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길사장은 서울대 미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프랑스 국립장식미술학교에서 유학한 톱 디자이너 출신. 서랍장을 열면 멜로디와 엄마소리 등이 나오는 아이디어 가구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에서 국제특허를 받아 올해 1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다.

포미나패션의 전용진(39)사장은 바람에 날리지 않는 「탄력밴드 모자」 아이디어 하나로 전업주부에서 벤처창업 대열에 뛰어들었으며, 두조시스템의 전경자(45)사장도 주부에서 벤처기업가로 변신, 외국 브랜드 일색인 한국 골프백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켜 지난해 2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미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버추얼텍의 서지현(36)사장과 아데코코리아의 최정아(33)사장, 이코퍼레이션의 김이숙(39)사장, 패션전문 쇼핑몰인 웹넷코리아의 김해련(37)사장 등은 이미 여성벤처업계에서 단단히 자리를 굳힌 맹렬 30대 여성들이다.

정부도 여성들의 벤처창업을 돕기 위해 올해 100억원을 들여, 전국 7개 도시에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세우고 여성기업인들의 무료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한편 각종 박람회를 통해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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