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합동작전을 펼칠 미군과 우리군이 「디지털전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21세기 전쟁의 승패는 첨단 무기뿐 아니라 일선의 장병들이 얼마나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군당국에 따르면 미육군은 2010년까지 통상 2만여명으로 구성된 각 사단병력과 장비를 디지털화해 사단중심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사단」의 핵심개념은 기존의 3배가 넘는 전투반경이다. 1개 사단은 정면 120㎞, 종심 200㎞안의 적 3개 사단을 한꺼번에 상대하게 되며 24∼72시간의 작전능력과 30시간 정도의 자체 군수조달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 1개사단의 전투능력은 2차대전 당시 정면 7㎞에 종심은 21㎞에 불과했고, 한국전에서는 정면 21㎞에 종심 21㎞였다. 1964년에는 정면 25㎞, 종심 70㎞로, 1984년에는 정면 100㎞에 종심 100㎞로 점차 확대됐다.
디지털사단의 필수장비는 첨단 전투지휘시스템인 C4I(지휘통제통신·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Computer and Intelligence)체계, 적의 동향을 추적하며 정찰하는 무인항공기(UAV), 적 종심을 타격하는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 등이다. 이런 장비를 갖추면 정보수집에서부터 정보평가·작전결정·공격 등이 논스톱으로 이뤄지게 된다.
디지털사단과 맞물려 장병들도 첨단장비로 무장, 컴퓨터게임이나 영화에나 나오는 「디지털전사」로 거듭난다. 이들은 인공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무전기와 음성전달장치인 이리듐폰 등 개인 정보시스템을 휴대하게 된다. 지휘본부는 중간 지휘관들을 거치지 않고 인공위성을 통해 개별 장병들의 상황이나 적배치 상황 등을 파악, 작전지시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장병들도 상황을 지휘본부나 현장 지휘관 등에게 곧바로 연락할 수 있다. 통신병이 등에 대형 무전기를 메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지시를 전파하던 모습은 전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우리 군도 국방부가 2015년까지 추진중인 중기기본계획과 육군이 추진중인 「비전 2010」 등을 통해 군구조를 혁신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춘 사단과 군단급을 만드는 것은 물론 병사 개개인을 「차세대병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제시한 모형에 따르면 차세대 병사는 레이저거리측정기와 조준장치가 부착돼 야간이나 안개 폭우때도 500㎙앞의 목표물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차기소총을 휴대한다.
헬멧은 방탄효과가 2배이상 강화하며 헬멧에는 전방상황을 살피는 레이저탐지기와 피아(彼我)자동식별기까지 부착된다.
턱끈에는 음성전달장치가 부착돼 동료나 지휘관, 지휘본부와 상시적으로 작전 논의를 벌이게 된다. 배낭에 달린 컴퓨터는 전장정보를 병사가 음성으로 입력하면 인공위성을 통해 사단이나 군단지휘부에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 작전지시를 받을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보의 공유라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이 군의 지휘체계와 편제를 바꿔놓을 날이 멀지 않았다』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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