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뚜껑이 열린 민주당 공천자 발표는 김봉호(金琫鎬·전남 해남 진도)국회부의장과 김상현(金相賢·서울 서대문갑)고문 사이를 가장 극명한 대비로 갈라 놓았다.두 사람 모두 총선시민연대의 낙천운동 명단에 포함됐으나 김부의장은 이를 뛰어 넘었고 김고문은 결국 좌초했기 때문이다. 두 중진은 정치역정에 있어서도 김부의장이 철저히 주류쪽에 있었다면 김고문은 비주류의 대부였다는 점에서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시민단체의 명단 발표에 가장 강력하게 저항했었다.
발표후 김부의장측은 『당에 대한 기여도와 지역 민심을 제대로 반영해 줘 고맙다』며 표정관리에 애쓰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김고문은 이날 본인의 표현대로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을 억누르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나를 제거해서 정치적으로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것이 납득이 안된다』며 김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도 김고문은 『그 까닭이 어디에 있는 지를 이해하기 위해 시간을 갖고 노력해 보겠다』고 말해 심경변화의 단초를 내비쳤다. 김고문은 공천진행과정에서 되뇌었던 「무소속 출마 불사」나 한나라당 영입설에 대해서도 막상 공천발표가 나자 답변을 유보했다. 김고문은 청와대가 「비례대표」를 배려할 것이란 얘기에 대해선 『들어본 적 없다』면서도 『두고보자』고 여운을 남겼다. 김고문은 18일 간단한 기자간담회를 가진 뒤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참배,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된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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