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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물갈이에 질도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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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물갈이에 질도 미흡

입력
2000.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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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뚜껑이 열린 민주당의 16대 총선 공천자 1차 발표 결과는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더 많다.우선 핵심부의 현역의원 「대(大)물갈이」 의지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당초보다 크게 퇴색했다. 특히 텃밭인 호남의 물갈이 결과는 현지 민심을 「배반(背反)」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혹독한 비판을 불러올 게 확실하다.

구체적으로 전체 현역의원 물갈이 규모가 구국민회의 소속 의원(92명) 기준으로 28명, 30.4%에 불과해 국민의 「바꿔」 욕구를 채워주기에는 크게 미흡하다는 평이다. 특히 물갈이의 핵심인 호남에선 『품질은 외면한 채 양으로 때우려 했다』는 혹평을 듣기에 충분하다. 숫자로만 봐선 광주가 6명 중 3명(50%), 전북이 13명 중 5명(38%), 전남이 17명 중 10명(58.8%) 등 전체 36명 중 18명(50%)의 의원이 탈락, 유권자들의 「최저 만족기준」은 간신히 채웠다.

문제는 질(質)이다. 호남 공천자들의 연령이 40대 6명, 50대 11명, 60대 11명으로 노년층이 전체의 40%에 달하는 비정상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물갈이 대체인력의 연령 분포는 더욱 가관이어서 전체 9명 중 「새피」라고 볼 수 있는 40대는 3명(33%)에 불과한 반면 50대 후반과 60대가 5명(56%)이나 된다. 「젊은 피 수혈론」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쳤음을 말해준다.

호남에서도 전북은 특히 심했다. 선거구 통폐합으로 자연감소된 4명의 의원을 빼곤 1명의 의원만이 교체됐으나 대안으로 제시된 사람이 「고토」를 회복한 전직 중진의원이어서 「무늬만 물갈이」다. 공천자들이 모두 당선되면 전북은 초선의원은 한 사람도 없고 3선 이상이 전체 9명 중 6명이나 된다.

최고위층이 직접 「국민의 요구」라는 의미를 부여했던 시민단체의 공천반대 명단은 철저히 「시민단체들만의 주장」으로 치부되고 말았다. 민주당 지역구의원 중 경실련 29명, 총선시민연대 14명, 정개련 29명의 공천반대자가 있었지만 관철된 숫자는 각각 9명, 7명, 8명에 불과해 34%의 반영률에 그쳤다. 3개 단체 명단에 모두 포함됐던 3관왕 9명(지역구 기준) 중에서는 4명(44%)만이 공천을 받지 못해 당지도부의 「적극 반영」 공언이 크게 바랬다.

공천 과정에서 밀실 공천 논란이 재연되고 일부 경합지역의 경우 객관적인 여론조사보다는 충성도가 더 우선된 흔적이 발견됐던 점도 개운치 않다.

이에 비해 서울 10명, 인천 1명, 경기 3명 등 386세대 신예들을 수도권에 다수 배치하고 이 지역에서 전문성 참신성을 갖춘 영입인사들이 정계진출의 기회를 얻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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