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사랑의 전설' 드라마 경쟁MBC의 드라마 인기 고공비행은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SBS의 뒤집기가 성공할 것인가? 지난해 가을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MBC와 지난해 여름까지 인기를 독점했던 SBS가 3월초 각각 초호화 캐스팅에 각광받고 있는 여성작가를 내세운 드라마를 방송한다.
MBC는 스타 연출자 장용우 PD를 내세워 3월 1일부터 수·목 미니리시즈 「진실」 후속으로 16부작 「나쁜 친구들」(김지수 극본)을 내보낸다. SBS는「마지막 전쟁」 의 작가 박예랑을 내세워 MBC 「허준」의 아성에 도전한다. 월·화 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 후속으로 3월 6일부터 방송될 24부작 「사랑의 전설」(최문석 연출)이다.
MBC 「나쁜 친구들」
소재와 제목부터 독특하다. 연출가 장용우 PD와 그의 고등학교 동창들 이야기가 소재가 되었다. 「의가형제」 등에서 젊은이들의 의식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작가 김지수(39)가 극본을 맡아 실화와 픽션을 가미해 드라마를 전개한다.
제작진은 젊은이들을 통해 정의가 불의보다 강하고 정직이 거짓말을 이긴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한다. 상투적이고 진부할 수 있다. 하지만 「왕초」를 연출했던 장 PD는 단언한다. 『닮거나 비슷하면 재미가 없다. 표절은 죽음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달라야 산다. 고통스럽겠지만 새롭게 드라마를 만들겠다』
드라마 주요 인물들은 달동네 출신 젊은이들. 그것도 학교와 사회에서 가난과 편견으로 아웃사이더로 몰린 아이들이다. 아웃사이더 그룹에는 제약회사 사장의 아버지를 둔 반항적인 젊은이도 있고, 소년원을 밥먹듯 드나드는 청년, 궁핍을 돈벌기로 보상받으려는 친구도 있다.
드라마 구조는 사실 뻔하다. 제약회사 사장이 부하 직원의 모함으로 인해 몰락하자 반항적인 아들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음모를 파헤치고 명예회복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장 아들을 놓고 연적으로 나오는 두 여성이 끼어든다. 젊은이의 우정에 사랑까지 그리겠다는 것이다.
나쁜 친구들로 등장하는 출연진은 10-20대 시청자가 좋아하는 청춘 스타로 연출자 장 PD와 「왕초」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 안재욱(사장 아들)과 이훈 허준호 박상면 홍경인 송윤아 김지수.
일상적인 소재와 진부한 구조도 극본과 연출력, 연기에 따라 완성도와 작품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가능성이 적을 뿐이다. 장PD가 제작 노트에 항상 써 놓는다는 「오스트라녜니에」 (러시아어로 낯설게 하기라는 뜻)의 뜻을 끝까지 살린다면 「나쁜 친구들」은새롭고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SBS 「사랑의 전설」
50%가 넘는 같은 시간대의 MBC 「허준」의 인기를 잡겠다고 했다. 작가 박예랑(29)의 다부진 각오다. 「마지막 전쟁」에서처럼 주특기인 현실적인 내용에 적확하고 센스있는 대사로 승부하겠다고 한다.
제목 그대로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멜로물을 지향한다. 부부간의 사랑의 의미와 소유로서의 사랑과 집착의 본질을 현대적 시각으로 담겠다는 것이 기획의도다.
드라마 「애인」, 영화 「정사」 「해피엔드」처럼 요즘 유행하는 소재인 30대 부부의 사랑과 갈등을 네 남녀가 담아낸다. 자칫 한국적 상황에서 불륜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또한 기존 드라마의 답습에 그칠 수도 있다.
드라마에서 가장 애용되는 장르인 멜로물의 승부는 개연성 높은 상황과 사건을 설정해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상태를 얼마나 잘 드러내느냐에 달려있다. 여기서 많은 드라마가 실패를 했다. 최문석 PD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고 화면을 세밀하게 담아서 멜로물의 진부함을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일상에 빠져 사랑조차 시들해진 30대 부부 사이에 여자의 버림받은 첫사랑 애인이 등장하면서 부부는 갈등한다. 여기에 오랜 시간이 흘러도 첫사랑에 집착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20대 여성이 또 끼어들어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 「불꽃」 같은 겹삼각 관계다. 이야기의 단순성을 극복할 수 있지만 24부를 이끌어가면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헤매기 쉬운 구조다.
30대 부부로 황신혜와 김상중이 나오고 황신혜의 애인 역은 최민수가 맡는다. 최민수를 사랑하는 젊은 여성으로는 이승연이 나온다. 섬세한 심리묘사가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최민수가 얼마나 힘을 빼고 멜로 주인공이 될 것인지가 이 드라마의 관심 사항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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