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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테러 대책없나'

입력
2000.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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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테러가 당신을 노린다」웜바이러스 제작·유포사건에 이어 해킹협박과 사이버스토킹 사건 등이 잇달아 발생, 사이버테러 비상이 걸렸다. 벤처기업이 협박범의 해킹 위협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는가 하면 기업 전산망에 수만통의 메일폭탄을 보내고 여사장을 사이버스토킹한 사건도 일어났다. 사이버정치증권시장인 포스닥도 해킹으로 인해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1억요구 해킹협박

휴대폰 가입자에게 인터넷 문자메시지 전송서비스를 해주는 유망 벤처업체 아레오 커뮤니케이션즈는 1억원을 요구하는 해커의 공격에 업무가 한때 마비됐다. 민간기업을 상대로 거액을 요구하며 인터넷 사이트를 크래킹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야후코리아의 E-메일 ID를 사용한 크래커가 14일 1억원을 은행계좌에 입금하지 않으면 홈페이지와 메일링 계정을 모두 파괴하겠다는 1차 협박메일을 보냈다. 이 크래커는 실제로 14일 새벽 3시21분부터 오후 12시46분까지 약 3만건의 협박메일을 반복적으로 보내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을 방해했고 16일에도 2만건의 협박메일을 보냈다. 또 16일 오후3시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훼손시켜 이날 오후부터 회사업무가 완전 마비됐다. 경찰은 범인이 타인의 ID를 사용,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사장 사이버스토킹

무역회사 여사장 김모(33·여)씨는 지난달말 인터넷음란사이트 자유게시판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수십개의 음란성 글이 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남성파트너 구함」 「젊은 사람과 만나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 등 입에도 담기 민망한 음란한 내용이 자신의 이름으로 버젓이 올라 있었고 매일 남성들의 메일과 전화공세에 시달렸다.

범인은 이 회사 전 직원 이모(38·영장신청)씨로 지난해말 회사에서 강제퇴직 당한 데 앙심을 품고 김씨 명의로 ID를 만들어 음란물을 게시했다. 이씨는 또 10일부터 6일간 메일폭탄 프로그램인 밤메일(Bomb mail)을 이용, 이 회사의 전자우편주소로 1만통의 전자우편을 보내 컴퓨터 정보처리 업무를 방해했다.

◆포스닥도 해킹피해

정치인 주식을 사고 파는 포스닥에서도 주식주문 계좌가 모두 뒤바뀌는 바람에 주식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사람들이 매입주문을 내지 않은 자민련 이태섭(李台燮)의원과 민주당 김영진(金泳鎭)의원의 주식이 하룻밤새 10만명의 회원이 2·3순위로 보유중인 초우량주로 변한 것. 포스닥 게시판에는 이날 내내 『어떻게 된 일이냐』 『사라진 주식을 찾아달라』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빗발쳤다.

포스닥은 오전부터 긴급공지와 상황보고서를 올리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으나 원인확인이 안돼 오후2시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해커 A씨는 『의원 2명을 10만개 계좌에 동시에 넣은 수법에 비춰 해커의 자기과시용 장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안준현기자

dejab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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