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 이몽룡은 절대 남원에 갈 수 없었다」감사원 임병준(林炳俊)4국장이 조선조 암행어사를 다룬 역사책에서 지적한 춘향전의 오류다. 김국장은 16일 도서출판 전예원에서 펴낸 「암행어사 이야기」에서 춘향전은 실제 암행어사 제도를 잘 모르는 이가 지어낸 작품이며, 따라서 이몽룡도 역사적 인물에서 따온 캐릭터가 아니라 순전한 허구의 산물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춘향전의 골격은 이몽룡이 남원지방 수령직을 마친 아버지를 따라 한양으로 갔다가 후에 암행어사로 남원에 내려와 부친의 후임인 변학도를 처단하는 내용. 그러나 김국장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유례가 없거니와 엄격한 「상피(相避)제도」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김국장은 『이 경우 이몽룡은 변학도 뿐 아니라 전임인 자기 아버지까지 조사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감찰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며 『조선왕조는 이런 모순을 용납할만큼 허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국장은 이밖에 이 책에서 암행어사의 대명사인 「박문수」를 비롯, 평안감사까지 파직시켰던 막강 어사들의 활약을 소개하고 있다. 반면 『어사출도』를 너무 남발하다 탄핵된 어사 임무를 팽개치고 기생에 빠져 놀다 유배된 어사 보고가 부실해 파직된 어사와 어사 사칭 사건 등을 흥미있게 기술하고 있다.
김국장은 지금까지 감사원에서만 28년 공직생활을 하고있는 현대판 암행어사다.
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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