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의사들 가두에 나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의사들 가두에 나서다

입력
2000.02.17 00:00
0 0

지난해 11월 의약분업을 저지한다고 의사 2만여명이 집회를 열어 의료 소비자인 국민에게 불편을 주더니, 오늘은 여의도에서 「잘못된 의약분업 바로잡기 전국의사대회」가 열린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니라, 평일 낮 시간을 택해서 전국 의사 5만명 가운데 4만명이 모이는 장외집회를 열겠다는 발상부터가, 국민의 피해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일이다.이번 집회의 이슈는 의약분리제도 시행과 관련한 의약품 분류 재조정, 약사의 대체조제 금지, 약화사고 책임소재 규명방안, 의보재정 건전화, 적정수가 보장 등이다. 이 많은 요구사항을 한마디로 줄이면 7월1일부터 시행되는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사들의 수입감소분이 보상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의약품값 보상이 지난해 11월 의료보험 고시가 기준에서 실거래가 상환제로 바뀌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사태가 속출하는데, 의약품 조제마저 금지되면 이들 「동네병원」도산이 더욱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의사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정부도 이를 인정, 의약분업으로 인한 손실분을 보험수가와 처치료 인상 등으로 보상해 주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의보수가 12% 인상이 일단계 조치였으며, 이달과 6월, 2001년 1월에 각각 미흡한 부분을 보상해 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런데도 장외집회가 강행된다면 지나친 압력수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집회에서는 국민건강권 장례식, 삭발식에 이어 분신조(焚身組)까지 짜여있다고 한다. 어떤 상식에 벗어난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걱정스럽다.

의사는 사회 최고의 엘리트층이며 인술을 추구하는 전문직업인이다. 아직은 우리 사회 안에서 소득수준이 높은 기득권층에 속한다. 그럴수록 상식적인 대안과 요구를 제시하고 대화를 통해 타협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