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입사때 계약했어도 자발적의사 아니면 퇴사 안돼"여직원이 결혼과 동시에 퇴직한다는 입사계약을 했더라도 자발적인 퇴직이 아니라면 부당해고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결혼을 앞둔 여직원에게 유·무형의 퇴직압력을 가해온 기업의 차별적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이재홍·李在洪부장판사)는 15일 「결혼=퇴직」이라는 근로계약을 근거로 여직원 김모(29)씨의 사직서를 받은 것은 부당해고가 아니라며 D제분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혼인을 앞두고 회사의 강요없이 먼저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회사의 퇴직처분은 여성근로자에게 혼인을 퇴직사유로 하는 근로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만큼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회사의 경우 1953년 창립 이래 지난해 6월까지 46년동안 결혼 사실이 밝혀진 후 계속 근무한 여직원이 한명도 없는 실정』이라며 『이같은 회사 분위기라면 김씨가 먼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김씨의 자발적 의사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1991년 입사한 김씨는 1998년 11월 회사에 결혼사실을 알리고 사직서를 제출, 의원면직됐으나 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구제신청을 내 지난해 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최종 복직결정을 받았고 회사는 이에 불복, 행정소송을
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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