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면서 달콤하고, 밝으면서 우수 어린 러시아 민요의 매력이 바짝 다가왔다. 저음 가수 이반 레브로프(69)가 들려주는 러시아 민요가 2장의 CD로 C&L뮤직(02-522-1886)에서 나왔다. 러시아 민요 음반은 LP 시절 끊임없이 나왔지만 언제부턴가 찾기 힘들어졌다. 모처럼 만난 이 음반은 그래서 반갑다.레브로프는 러시아계 독일인으로 젊은 시절 우랄과 흑해의 코사크합창단과 함께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했으며 러시아 민요 뿐 아니라 오페라와 뮤지컬, 성가곡으로도 활동해왔다. 그가 세계적인 이름을 얻은 것은 1968년의 일이다. 그의 노래가 프랑스 라디오 방송을 타자 청취자의 전화문의가 빗발쳐 이튿날 일간지에 대서특필되면서부터다.
이번 음반은 현대 러시아를 대표하는 민속음악 단체 오시포프 발랄라이카 오케스트라가 반주하고 있다. 발랄라이카는 삼각꼴 몸통에 세 개의 줄을 걸고 만돌린처럼 퉁겨서 소리 내는 악기다. 영화 「닥터 지바고」 주제음악의 애잔한 선율이 바로 이 악기의 것이다.
레브로프의 음역은 4 옥타브 반이나 된다. 테너와 베이스 음역을 자유로이 오가는 무시무시한 재주를 지녔다. 가장 낮게는 F(파)음까지 내려가고 높은 음은 가성으로 훌륭하게 처리한다. 유명한 민요 「저녁종」「12 도적의 전설」에서 보여주는 그 놀라운 솜씨는 압권이다.
「볼가강의 배 끄는 인부들의 노래」 「트로이카」 「카츄샤」 등 잘 알려진 노래들과,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노래로 유명한 러시아 집시음악 「검은 눈동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까마귀」 등 러시아 민요의 진수를 담고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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