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펀드자금이 몰리고 있다. 「수익나는 곳에 돈이 따라간다」는 증시의 불문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중반이후 코스닥종목에 투자하는 코스닥전용펀드가 꾸준히 생겨났지만 전체 펀드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수준으로 미미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거래소의 30%에 육박하면서 한국 대한 현대 등 주요 투신사들은 전체 운용자금 가운데 10%를 코스닥 종목에 편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본격적인 「코스닥행」을 선언하고 나섰다.코스닥 편입비중 확대 투신권의 코스닥 러시는 시장간 편입비중 추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투신의 경우 현재 코스닥종목을 집중(최고 90%까지) 편입하는 전용펀드를 포함, 코스닥종목에 투자한 금액만 2,000억원을 넘고 있다. 전체 펀드가 편입한 주식가운데 9% 가까운 비중으로 지난해 연말에 비하면 2배이상 늘어난 규모다. 하반기까지 코스닥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을 경우 15%까지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김성대 주식운용팀장은 『코스닥종목과 거래소종목간의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펀드에서 리스크를 부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코스닥편입 비중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투신도 코스닥편입비중을 5%-10%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기웅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거래소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의 30%는 코스닥시장으로 순환유입되고 있다』며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규모가 커지는 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투가 운용하고 있는 3개의 코스닥전용펀드는 400억원 규모. 이 팀장은 전용펀드의 규모가 올해 연말까지 10배 수준인 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 펀드 10조원 가운데 3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천성만 수석펀드매니저도 최근 코스닥종목 편입비중을 10%(3,000억원)까지 늘렸다. 천 매니저는 『코스닥 편입 확대와 관련한 회사 방침은 따로 없지만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는 펀드의 속성상 코스닥비중을 늘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투신의 경우 1,700억원 규모의 9개 전용펀드의 규모를 늘려 코스닥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기관화 장세로 옮아가나 3개월의 단기 운용을 하는 코스닥 스폿펀드 가운데는 최근 만기이전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조기상환하는 펀드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신의 코스닥매직스폿4호가 이달초 목표수익률(10%)을 초과한 12%를 기록해 조기상환하는 등 모두 4개가 조기상환됐다.
투신권의 코스닥러시에 따라 외국인의 코스닥 보유지분 증가와 함께 투신권의 지분율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종목의 지분을 5%이상 보유한 투신사가 지난해 12월에 비해 4배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개인 거래비중이 90%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체질이 변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1차적으로 기관의 보유지분이 높아질 경우 급등락에 따른 가격변동이 완화해 시장안정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대유리젠트 김경신 이사는 『거래소시장 일변도의 투자환경이 다변화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한적인 수요력이 분산될 경우 한쪽 시장이 구조적으로 외면당하는 불균형의 심화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