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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무 비판발언 술렁 한나라 "기득권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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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무 비판발언 술렁 한나라 "기득권 때문에..."

입력
200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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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가 15일 공천심사가 비개혁적이라고 공개비판하면서 「개혁인사 배치론」을 주장, 물밑에 있던 당내 공천갈등이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공천심사 초기 눈치를 보던 당내 각 계파도 이총무의 공개비판에 편승, 『공천심사가 특정세력의 의중에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외압작전을 펴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공천심사위원이기도 한 이총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한나라당도 야당이 된 이상 비판적 지성을 껴안는 야당의 모습이 돼야 한다』며『지금 진행중인 공천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나라당의 「텃밭」이라 할 영남권 후보 공천에 대해 『더이상 기득권 보전은 안된다』며 현역 및 구여권 중심의 공천기류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총무의 발언 배경에는 「개혁·신진인사」와 「현역의원 등 기득권세력」으로 나뉜 심사위원간의 묵은 갈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구민정계인 양정규(梁正圭)공동심사위원장과 하순봉(河舜鳳)총장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 등 3인은 『당선 가능성이 비슷하다면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보장해주자』는 주장으로 「개혁적 물갈이」를 요구하는 홍성우(洪性宇)공동심사위원장 및 이총무와 보이지 않는 알력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부분은 이회창(李會昌)총재측의 움직임. 이총무 발언이 각계파가 「이기적 목소리」를 쏟아내는 진원이 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비판내용에는 『우리가 하고 싶었던 얘기』라는 반응이다.

몇몇 측근은 한 발 더나가 『이총재가 전권을 맡긴 것이 오히려 일부 심사위원들이 사연(私緣)에 얽매이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하총장만 해도 물갈이를 통한 공천개혁을 바라는 이총재의 의중을 관철하기는커녕 현역의원들의 눈치만 보는 등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 놓았다.

이총재가 애써 영입한 인사들이 심사과정에서 휘둘리면서 참신성이 훼손당하는가 하면 추가영입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인지 당에서는 이총재와 이총무의 「사전협의설」까지 나왔다. 양측은 모두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지만 이총재측은 『국민 여망에 맞춰 공천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공식언급, 이총무의 흐름과 궤를 함께 했다.

그런가하면 이총재측의 우려대로 숨죽이던 당중진 및 계파의 불만은 한꺼번에 표출되는 양상이다. 당장 이기택(李基澤)전총재권한대행은 전날 이총재측에 『약속한 계파지분은커녕 내 지역구(부산 연제)마저 흔들고 있다』며 거칠게 항의한 데 이어 15일에는 실력행사를 염두에 둔 계파대책회의까지 열었다.

수도권에서 이총재와 이총무측의 주변챙기기로 수세에 몰린 김덕룡(金德龍)부총재측도 『일방적으로 측근을 배치한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저마다 계파 지분, 당내 기여도, 지역기반 등 그럴듯한 명분을 내걸며 딴죽을 거는 양상이지만 불거진 공천갈등을 틈타 제몫을 챙기자는 속내다. 마지막 공천심사의 진통과 발표후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15일 『우리 당 공천작업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당내 공천을 놓고 비판의 화살을 퍼부었다.

_공천과정의 심각한 위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_물갈이가 안되고 있다는 비판인가.

『영남권이 아무리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해온대로만 하면 안된다. 30~40년간 내려온 정치 컬러대로 (공천작업을) 하는 것이 우리 당의 새로운 자세와 부합되는 것이냐. 과감한 자기혁신이 있어야만, 그 지역에서도 우리 당을 새롭게 받아들일 것이다』

_현재 논의되고 있는 물갈이 폭은 어느 정도인가.

『기자 여러분들만 희망을 했지』

_끝까지 공천에 의견반영이 안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최대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_공천과정에서 개혁세력의 입지가 좁은가.

『(자조적인 목소리로) 항상 소수였지』

_이총재와 미리 이같은 문제를 상의했나.

『전혀 그런 사실 없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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