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상대로 퍼부은 「좌익광란의 시대」운운 발언이 당내에서 역풍을 맞기 시작했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15일 정의원이 이틀전 『지금은 DJ가 주도하는 좌익의 광란시대』라고 독설을 퍼부은 것에 대해 『그런 시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이총무는 『세계적으로 이데올로기 경쟁이 끝났는 데도 (색깔론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현상황을 냉전시대로 되돌리는 것으로 그런 시각에 다 동의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좌익광란의 시대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어떻게 겸허하게 수용할 지 고민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원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이총무의 발언은 자칫 정의원을 몰아 붙이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실제로 정의원 사건이 여야 간에 색깔론 공방으로 번질 경우 수도권 선거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터였다.
파문을 의식한듯 이총무측도 『계산된 발언이 아니라 평소 소신을 피력한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어쨌든 이총무의 발언이 계산이든, 돌출이든 간에 총선을 앞두고 불쑥 떠오른 정의원 사건을 바라보는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과 개혁세력의 전반적 정서를 대변하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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