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텃밭인 충청권을 「녹색지대」로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충남 논산·금산에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내세우는 등 충청권에 독자적으로 후보를 출마시키기로 방침을 정해 사실상 자민련에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민련을 탈당한 김용환(金龍煥·보령 서천)의원도 15일 한국신당을 창당한 뒤 반(反)JP 행보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자민련은 당초 충청권 24개 선거구 중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 이상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텃밭 사수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JP바람」이 가장 거센 충남에서도 11곳 중 2곳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 논산·금산에서는 이인제위원장이 자민련 김범명(金範明)의원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보령·서천의 승부도 예측하기 어렵다. 대전 6개 선거구 중에서도 자민련은 서구을, 유성, 대덕 3곳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북 7곳 중 4곳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등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인제 위원장의 출마에 대한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적잖이 신경쓰는 눈치다. 김명예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이위원장이 어디든지 맘대로 출마하라고 그래』라고 말했다. 14일 자민련 간부회의에서는 「이인제 변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는 『이인제씨는 DJ의 충청도 홍위병 대장이냐』는 등 감정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이한동(李漢東)총재대행은 『이인제위원장 문제는 하루 이틀 지켜본 뒤 결론내리자』고 정리했다.
자민련은 우선 민주당과의 물밑접촉을 통해 진의를 파악하기로 했다. 이위원장이 끝내 논산·금산 출마를 강행한다면 「반격작전」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우선 JP를 충청권 지역구에 출마시키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논산·금산 후보를 김범명 의원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 「이인제=DJ」라는 홍보논리를 유포시키고 여권 공조를 파기함으로써 충청권 정서를 자극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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