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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 오락물 병폐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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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 오락물 병폐 '전시장'

입력
2000.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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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일요일 일요일밤에」를 소개한 글. 『신선한 아이디어와 사회적인 이슈를 통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일요일…」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품격있는 쇼 코미디 프로그램』이것이 새빨간 거짓말임을, 그리고 「일요일…」가 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고질적인 병폐를 고스란히 갖고 있음을 13일 방송분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형식과 아이디어가 신선한가? 「일요일…」 의 세 코너중 「GOD 육아일기」는 MBC 인터넷 사이트에 띄운 한 시청자의 소감처럼 일본 오락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진부한 형식이다. 또한 「도전 매트릭스」는 KBS 「출발 드림팀」의 변형된 포맷이고, 「결혼 대작전」 은 SBS 「이휘재 남희석의 멋진 만남」에서 데이트 대신 결혼이라는 소재를 이용했을 뿐 형식에선 별 차이가 없다.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다는 부분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말도 못하는 12개월된 아이 한재민군을 등장시켜 진지한 육아문제를 희화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힘든 유아나 어린이들은 제도적으로 철저히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 한재민군은 요즘 연예인들 말장난의 놀림감으로 전락한다는 분노마저 생긴다. 이것도 부족해 결혼 대작전이라는 미명하에 시청자 앞에 한달째 탤런트 변우민 안문숙의 데이트, 맞선추진 상황 등을 실황 중계하듯 방송하고 있다. 수많은 시청자에게 연예인의 사생활 엿보기를 강요해 관음증 환자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도전 매트릭스」는 변형된 연예인 가학코너이다. 번지점프, 고공사다리 타기 등 연예인들을 공포로 몰아 넣는 프로그램 제작에 앞장서 온 「일요일…」제작진. 이들이 최근 연예인들에게 사방 벽면을 타고 높은 곳에 매달린 공을 차게하는 공중격파는 부상의 위험이 상존한다.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일본 오락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과도한 자막처리가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결혼 대작전」에서 여자가 가늘어야하는 부분이라는 질문에 자막으로 「허리, 발목,…」 으로 처리해 억지 웃음을 유발했다. 더욱 심한 것은 「GOD 육아일기」에서 한재민군의 마음을 완벽하게 아는 것처럼 한군의 행동을 모두 자막 처리해, 아이가 괴로운 표정을 짓는데도 자막에는 즐거운 것처럼 표현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최근 「일요일…」을 1월의 나쁜 방송으로 선정했으며 시청자단체인 매비우스는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제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일요일…」를 소개한 인터넷상의 글을 고치는 것이 보다 솔직하지 않을까. 『진부한 아이디어와 지극히 사적인 문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일요일…」는 일부 연령층만 볼 수 있는 저질의 쇼코미디 프로그램』이라고.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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